KBS가 2월 새 드라마를 대거 선보인다.
그동안 '힐러', '왕의 얼굴' 등 퀄리티 있는 작품을 내보냈음에도 시청률 면에서는 언제나 2위에 그쳤다. 주말극의 최강자답게 주말극만큼은 승승장구 했지만, 지난해에는 MBC '왔다 장보리'에 왕좌를 내준 흑역사도 생겼다. 그러나 이번엔 제대로 칼을 갈았다. 선전하고 있는 '가족끼리 왜이래'의 기세를 몰아 주말극 성벽을 더욱 견고히 하는 한편 월화, 수목극도 재정비해 새로운 시청층을 공략한다.
▶ 월화극 '블러드', 메디컬 불패신화 이어갈까
16일 오후 10시부터 월·화요일에는 '블러드'가 방송된다. '블러드'는 국내 최고 태민 암병원을 중심으로 불치병 환자를 치료하고 생명의 존귀함과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뱀파이어 외과의사의 성장스토리를 담은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다.
우선 복합 장르란 점에서 기대가 쏠린다. 역동성, 사실성, 전문성이라는 3대 코드에 힘입어 흥행 신화를 이어왔던 메디컬 장르를 메인으로 내세웠다. 이 안에서 '뱀파이어'라는 캐릭터 설정(판타지), 남녀주인공 간의 로맨스(멜로) 등 다양한 장르를 버무린다. SBS '닥터이방인'이 단순 의사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멜로, 스릴러 등의 양념을 가미해 흥행에 성공했던 걸 생각한다면 '블러드' 역시 풍성한 볼거리로 시청자를 사로잡을 공산이 크다. 더욱이 '블러드'의 기민수PD와 박재범 작가는 '착한 드라마'로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굿닥터'를 만들었던 장본인. 드림팀의 두번째 의학계 이야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 동생으로 단번에 대세남으로 떠오른 안재현이 뱀파이어 의사 박지상 역에, 구혜선이 그의 여자친구 유리타 역에 캐스팅 됐다. 지진희는 '악의 화신'인 뱀파이어 병원장 이재욱 역을, '연기갑' 김갑수가 태민그룹 회장 유석주 역을 맡았다. 이밖에 정해인 류수영 박태인 등이 힘을 보탰고 박주미가 카메오로 출연, 화끈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 명품배우의 집합소
수·목요일에도 드림팀의 맹공이 이어진다. 25일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새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뜨거운 피를 가진 여자 3대가 미워하고 사랑하면서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성장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을 위해 '브레인' '내 딸 서영이'의 유현기PD와 '메리 대구 공방전' '적도의 남자'의 김인영 작가가 손잡았다. 이보다 막강한 출연진은 없다. 김혜자 채시라 장미희 도지원 이하나 이순재 손창민 박혁권 김지석 송재림 등 명품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김혜자는 조근조근하면서도 거침없는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반전 캐릭터 강순옥 역을 맡아 통쾌함을 안겨준다. 채시라는 망가짐도 불사하며 캐릭터 변신에 나섰다. 이처럼 이름만 들어도 무릎을 칠 배우들의 연기변신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하다.
제작사 IOK 미디어 측은 "김헤자는 국보급 배우답게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힘을 지녔다. 비교 불가한 완벽한 연기로 첫 촬영부터 강순옥 역을 표현해냈다. 채시라는 김현숙 캐릭터를 통해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며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 주말극 '파랑새의 집', 가족애 이어간다
21일 오후 7시 55분, '가족끼리 왜이래'의 바통을 '파랑새의 집'이 넘겨받는다.
'파랑새의 집'은 혈연을 넘어선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 삼포세대의 현실을 함께 겪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내 딸 서영이'에서 자식을 위해 자신의 정체조차 숨긴 희생적인 아버지를 연기했던 천호진과 SBS '펀치'에서 성공을 위해 앞뒤 안가리는 법무부 장관 윤지숙을 연기 중인 최명길의 연기 변신이 기대를 모은다. 천호진은 성공 신화를 쓴 대기업 총수 장태수로 등장, 강한 카리스마 연기를 펼친다. 최명길은 감자탕 집을 운영하며 가족에게 헌신하는 '현대판 신사임당' 어머니 한선희 역으로 출연한다.
'가족끼리 왜이래'에 이어 가족애를 그려간다는 점도 강점이다. '가족끼리 왜이래'가 유동근의 절절한 부성애를 내세워 MBC '전설의 마녀'를 따돌렸던 것처럼, '파랑새의 집' 역시 가족 이야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게산이다.
제작사 숨은그림미디어 관계자는 "취업난 명예퇴직 갑을 관계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풍경 속에서 '파랑새의 집'은 이를 함께 극복해가는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파랑새가 상징하는 것처럼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이런 공감 테마를 통해 함께 울고웃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대하사극 '징비록', '사극 명가'의 자존심 사수
KBS1 새 대하사극 '징비록'은 명실상부 2015년 최대 기대작이다. '징비록'은 류성룡 선생이 집필한 동명의 저서를 바탕으로 한 작품. 임진왜란 발생 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까지의 조선 이야기가 담겼다. 지난해 사극 신드롬을 불러왔던 KBS1 대하사극 '정도전'의 후속 사극인 만큼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철저한 역사 고증에 근거한 사실적인 현실 묘사, 현 기득권에 일침을 가하는 듯 통쾌한 명대사 퍼레이드가 이어질지도 관심포인트.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기대도 높다. 시사 프로그램을 다년간 진행하며 시청자들에게 신뢰도를 쌓은 김상중이 류성룡 역을 맡았고, 김태우가 선조 역을 맡아 이제까지 알려진 선조의 이미지 혁신에 나선다. 이밖에 임동진이 오음 윤두수 역으로 9년 만에 배우로 컴백했고 카리스마 사극 연기로 이름난 이재용(아계 이산해), 김혜은(귀인 김씨) 등이 출연한다. 14일 오후 9시 40분 첫 방송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