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 팬들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정말 기대하던 일이다. 지난 9일(현지시각) 소니 픽처스와 마블 스튜디오는 함께 '스파이더맨' 리부트 시리즈를 제작하고 마블의 '어벤져스'시리즈에도 '스파이더맨'이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파이더맨이 드디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MCU)'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스파이더맨은 마블 히어로의 간판격으로 코믹스판 '어벤져스'에서는 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소니에게 판권이 있어 그동안 MCU에 편입시키지 못했다. 마블이 어렵던 시절 판권을 소니에 팔아넘겼기 때문이다.
▶소니의 큰 결단?
지난 해 4월까지만 해도, 그러니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개봉할 때까지만 해도 소니는 '어벤져스'에 스파이더맨을 넘겨줄 생각이 없었다. 지난 해 3월 일본 도쿄에서 기자와 만난 소니의 제작자 매튜 톨마치의 생각도 그랬다. 톨마치는 "크로스오버를 하면 멋지겠다.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계획이 잡힌 것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자신들의 세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톨마치는 "소니에서는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스파이더맨의 속편도 계획 중이고 빌런인 베놈 등을 다룬 영화도 준비중이다.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에서의 크로스오버도 계획중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흥행에 실패하자 몸이 단 것은 오히려 소니 쪽이 됐다. 결국 마블과 소니가 손을 잡으면서 소니는 다 죽어가던 '스파이더맨'시리즈를 다시 살릴 힘을 얻게 됐다. 마블도 스파이더맨이 필요하긴 마찬가지였다. 외부적으로는 DC에서 '어벤져스'의 대항마 '저스티스리그'를 시작하며 마블을 위협중이고 내부적으로는 '아이언맨'이 트릴로지를 끝내며 힘이 떨어지는 가운데 캡틴아메리카나 토르 등이 아이언맨 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미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마블은 스파이더맨을 데려오기 위해 소니에게 돈을 쓰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 새롭게 시작되는 마블과 소니의 '스파이더맨'시리즈 수익은 모두 소니의 것이 된다. 반면 '어벤져스'나 다른 마블 시리즈에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 수익은 모두 마블의 것이다.
▶아이언맨 VS 스파이더맨
이제 관건은 누가 새로운 스파이더맨이 될 것인가 그리고 '어벤져스'의 수장으로 활동하는 있는 아이언맨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우선 스파이더맨의 새 시리즈는 오는 2017년 7월 28일로 계획됐다. 캐스팅하고 이야기를 만들고 촬영을 하려면 꽤 촉박한 일정이다. 기본적으로 기존 피터 파커 역의 앤드류 가필드는 하차 수순을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들은 '메이즈러너'의 딜런 오브라이언과 '퍼시 잭슨'의 로건 레먼이 피터 파커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항상 예상 밖의 결정을 하는 마블이 전혀 새로운 스파이더맨을 탄생시킬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MCU의 독보적인 캐릭터인 아이언맨과 어떻게 융화시킬 것인지도 관건이다. 시기적으로 가능성이 낮지만 2016년 5월 개봉하는 '캡틴 아메리카'의 3편 '시빌 워'에 출연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시빌워'는 슈퍼히어로 등록법을 놓고 캡틴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대적하는 이야기다. 이미 '시빌워'에서 아이언맨이 비중있게 등장한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여기에 스파이더맨까지 가세한다면 슈퍼히어로 팬들에게는 '축복' 같은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가능하다해도 MCU영화의 엔딩크레딧에 늘 등장하는 쿠키영상에 깜짝 출연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시리즈 3편에 '어벤져스2'까지 촬영을 끝낸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시빌워'와 '어벤져스3'까지는 출연을 확정했다. 하지만 '아이언맨4' 출연은 아직 미지수다. 때문에 '아이언맨4'는 현재까지 마블이 발표한 라인업에 포함돼 있지 않다. 스파이더맨의 MCU합류가 아이언맨에게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또 다른 재미거리가 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