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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 브루나이의 기적을 꿈꾸는 EPL출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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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아시아 그들만의 리그가 임박한 가운데 유독 주목받는 지도자가 있다.

축구 약소국 브루나이를 이끄는 스티브 킨 감독(47)이다.

브루나이를 비롯한 인도, 스리랑카, 예멘, 캄보디아, 대만, 동티모르, 네팔, 마카오, 파키스탄, 몽골, 부탄 등 12개국은 아시아지역 1차 예선을 먼저 치른다.

2개국씩 6개조로 나뉘어 3월 12일, 17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가려진 6개국이 나머지 아시아 34개국과 어울려 조별리그로 2차 예선을 치르는 방식이다.

아시아 뿐만 아니라 국제 축구계에서도 워낙 약체로 꼽히는 나라들이라 딱히 관심을 주는 이들은 거의 없다. 하지만 킨 감독은 좀 다르다.

스코틀랜드 태생의 킨 감독은 현역 시절 스코틀랜드, 포르투갈, 잉글랜드 등의 리그를 두루 거쳤다. 지난 2013년 브루나이로 오기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한때 '핫'한 인물이었다.

2012년 2월 당시 블랙번을 이끌면서 강등권에 임박할 정도로 극심한 성적 부진을 겪자 팬들로부터 거센 사퇴 압력을 받았다.

블랙번 팬들은 킨 감독의 지도력을 비판하며 경기장에서 퇴진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 등을 내걸고 노골적으로 킨 감독을 불신했다. 이에 킨 감독은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고 팬들의 압박에 정면으로 맞서기도 해 오랜 기간 구설에 올랐다.

결국 구단 측은 팬들의 성난 여론에 밀려 킨 감독을 경질했고, 킨 감독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몰림을 당했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후 킨 감독은 유럽 등지를 휴식차 떠돌다가 2013년 싱가포르리그 브루나이 DPMM을 맡으면서 생소한 브루나이에 정착했다. 브루나이에서는 제법 빛을 발했다.

만년 약체였던 DPMM을 1년 만에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저력을 발휘하자 브루나이 왕족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기 시작했다.

어느새 국가 영웅 대우를 받게 된 그는 2014년부터 브루나이대표팀을 맡아 이번에 아시아지역 1차 예선에 또다른 신화를 꿈꾼다.

브루나이는 월드컵 아시아 예선은 물론 아시안컵 예선에서도 1승을 거둔 적이 없다. 이런 약소국에 킨 감독의 마법이 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