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6일 감독 최용수(44) 시대가 열렸다.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 해 대행 꼬리표를 뗀 그는 3년 계약에 성공했다. 계약 기간은 올해 끝난다. 일찌감치 새로운 미래가 열렸다. 서울이 지난 연말 최 감독과 계약기간을 연장했다. 2017년까지 3년 재계약을 했다.
정식 감독 첫 해인 2012년 팀을 K-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그는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준우승했다. K-리그 감독상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감독상을 수상하며 '40대 성공 신화'의 기수였다. 2014년에는 시즌 마지막 날인 11월 30일 트레이드마크인 '서울극장'을 연출하며 극적으로 3위를 차지했다. 올시즌 ACL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거머쥐며 해피엔딩을 연출했다.
2015년 과연 어떤 그림일까. 서울이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을 끝내고 8일 귀국한다. 이제는 실전모드다. 서울은 17일 K리그 클래식 12개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첫 발을 뗀다. ACL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상대는 하노이(베트남)-반둥(인도네시아)의 승자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최 감독은 막내 사령탑이었다. 올해 막내에서 탈출했다. 조진호 대전 감독은 동기고, 윤정환 울산 감독(42)과 남기일 광주 감독(41)은 후배다. 최 감독은 일본 가고시마 교세라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시즌엔 젊은 감독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 동안 난 도전하던 막내 입장이었는데, 젊은 지도자들이 막 나타나면서 중고참이 됐다. 젊은 지도자들의 열정과 패기가 가장 두렵다. 그들을 존중하면서 그에 맞서는 5년차 감독으로서 그간 쌓은 노하우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리더십, 최 감독의 행보였다. 또 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공격 축구로의 복귀다.
2012년 우승의 근간은 4-3-3 시스템이었다. 지난해에는 '무공해(무조건 공격) 축구'로 꽃을 피웠다. 4-4-2, 4-2-3-1 시스템으로 변화무쌍한 전술을 펼쳤다. 2014년에는 스리백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수비축구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새로운 축구를 펼쳐보이고 싶다는 그의 열망이 그라운드에 투영됐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엔 선제골이 거의 없었다. 골을 못 넣다보니 잡아야 할 경기를 많이 놓쳤다. 올시즌엔 공격적으로 나서 90분 안에 보여줄 수 있는 경기를 하는게 기본 목표"라며 "3골을 먹더라도 5골을 넣고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매번 우승할 수는 없다. 팀 전체적으로 우린 성적보다는 성장을 지향하면서 시즌을 치르겠다"며 "전북, 포항, 수원이 우승 경쟁을 할 것이고 서울은 4위권이다. ACL 진출권을 노리겠다"며 발톱을 감췄다.
또 하나의 화두는 차두리다. 서울은 올해 차두리와 1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차두리는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고 국가대표에서 은퇴했지만 서울에선 한 시즌을 더 뛴다. 최 감독과 차두리의 신뢰는 두텁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최 감독이 방장, 차두리는 방졸이었다.
최 감독은 "지난해 은퇴를 하려던 차두리를 설득해 팀의 중심축을 맡도록 했는데, 이번에 대표팀에서 큰 활약을 하니 참 흐뭇했다"며 웃었다. 또 "차두리에겐 더 이상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시안컵을 보면서 두리가 아버지보다 낫다고 느꼈다. 체력과 돌파력도 뒤지지 않고 좁은 공간에서 공을 지키고 드리블 하는 능력은 아버지 이상이다. 우리 팀에선 대표팀보다 더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차두리는 당초 6일 가고시마에서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바꿨다. 최 감독은 "두리에게 내가 보고싶고, 동료들이 보고싶고, 팀이 그리우면 합류하라고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차두리는 국내훈련을 시작하는 11일쯤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점이 임박했다. 서울의 2015시즌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