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마지막까지 왔다. 호주와의 결승전. 차두리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자신의 A대표팀 은퇴 경기로 최상의 조건이다.
차두리는 레전드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바로 차범근이다.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그의 아들로서 많은 부담감도 느꼈다. 차두리는 그 나름대로의 싸움을 펼쳤다. 스타 아버지의 후광에서 벗어나는 일. 그리고 한국 축구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 고난의 과정을 거친 뒤 한국 축구계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남기게 됐다.
호주와의 결승전은 차두리에게 남다르다. 4년 전 박지성과 이영표의 은퇴를 바라봤다. 우승으로 장식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4강에서 패퇴, 3위에 그쳤다. 어쩌면 이번 대회 결승은 차두리에게 남다른 의미일 수 있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일구지 못했던 우승의 기회가 이번에 찾아왔다. 1960년 우승 이후 55년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이 없다. 그 아쉬움의 한이 차두리의 어깨에 올라와있다.
분위기는 좋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부터 이라크와의 4강전까지 무실점 전승을 거뒀다. 이제 1경기만 남았다. 차두리의 존재는 특별하다. 대표팀 내 해피 바이러스를 자청했다. 고참이지만 불필요한 권위는 버렸다. 정말 친한 동네 형으로 후배들에게 다가갈 생각이다. 결국 답은 승리다. 차두리 본인도 승리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결과는 하늘이 점지한다. 그 전까지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참이다.
후배들도 모든 준비를 마쳤다. 4년전 박지성과 이영표에게는 3위만 선물했다. 차두리에게는 다르다. 우승을 선물하려 한다. 차두리의 마지막 A매치.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