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AC밀란의 모습에 '레전드' 체자레 말디니(82)도 화가 났다.
말디니는 29일(한국 시각) 코리엘레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AC 밀란은 이제 팀 전력 자체가 약화됐다. 현재의 성적은 인자기 감독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디니는 '인자기 감독이 경질될 것 같나'라는 질문에 "오 제발, 그런 일은 없어야한다"라며 "세계 최고의 감독이 와도 지금 같은 팀 전력으로 어떻게 성과를 낼 수 있겠나. 감독 잘못이 아니다"라고 탄식했다.
AC 밀란은 세리에A 우승(18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7회) 횟수에서 모두 역대 2위에 빛나는 명문팀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리그 8위로 추락한 데 이어 20라운드까지 치른 이번 시즌에는 6승8무7패, 승점 26점으로 리그 11위까지 내려앉았다. 올해 치른 5경기에서 승점 1무4패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이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구단주는 한때 필리포 인자기 감독을 교체할 뜻을 비추기도 했다. 인자기 감독에 대한 재신임 의사를 밝혔지만, 이번 시즌 후 경질로 한발 물러났을 뿐이라는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말디니는 "AC 밀란은 팀 자체를 처음부터 새로 구성하고, 논의를 거쳐 문제를 개선해나가야한다"라며 "현재의 AC 밀란은 시즌 전 감독이 '올해 목표는 리그 우승'이라고 말할 수조차 없는 팀"이라고 덧붙였다.
또 말디니는 "과거의 AC 밀란은 리그 최상위권에 자리잡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현재는 그럴 만한 전력이 못된다"라며 "이런 환경이 선수들의 정신력을 약화시키고, 팀은 더욱 약해지고 있다"라고 씁쓸해했다.
1950-60년대 AC 밀란의 레전드 수비수인 말디니는 세리에A 우승 5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에 공헌한 전설적인 선수다. 아버지의 번호를 물려받은 파올로 말디니는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두 사람은 여러 차례에 걸쳐 최근 AC 밀란의 몰락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를 토로한 바 있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