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전주 KCC 이지스 허 재 감독이 '상남자 모드'를 잠시 내려놓고 측은한 모습을 드러냈다. 기쁜 승리 뒤에 말이다.
KCC는 2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와의 경기에서 72대63으로 승리했다. 시즌 11승(29패)째. 8위 KGC와의 승차를 4경기로 줄이는 데 만족했다. 김태술이 친정에 첫 방문해 모처럼 만에 좋은 활약을 했고, 센터 하승진도 코뼈 부상을 이겨내고 11득점 14리바운드로 잘 뛰었다.
허 감독은 경기 후 "하승진이 생각보다 잘 뛰어다닌다. 오늘 경기는 태술이가 오랜만에 자기 몫을 했고, 선수들 전체가 집중력을 갖고 경기 한게 승인"이라고 밝혔다.
사실, KCC가 김태술, 하승진 등 베스트 멤버를 총가동한 경기는 이번 시즌 몇 경기 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 후유증으로 김태술이 잔부상에 시달렸고, 하승진도 계속 부상에 시달렸다. 허 감독은 "어떤 감독이 경기에서 졌을 때 속편하겠나"라고 말하며 "마음 고생도 하고,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지친 모습을 보이면 선수들에게 영향이 있어 감춰야 했다"라고 했다.
허 감독은 "있는 선수들로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남은 경기 마무리 끝까지 잘하겠다. 선수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일 수 있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