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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대체용병 알렉산더 조기출전에 올인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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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을 위한 올인이다.

최근 파죽의 9연승으로 남자 프로농구 판도를 거세게 뒤흔들고 있는 창원 LG의 움직임이 기민하다.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프런트의 역량을 모조리 쏟아붓고 있다. '올인'이다. 날짜와 시간대별로 빈틈없는 스케줄을 만들어두고, 한상욱 사무국장을 필두로 한 프런트가 분주히 뛰어다닌다. 도대체 무엇때문일까.

정답은 대체 외국인선수로 KBL에 가승인을 받은 외국인 선수 콰미 알렉산더의 빠른 팀 합류를 위해서였다. LG가 KBL로부터 가승인을 받는 날짜는 27일. 이때부터 '특급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목표는 알렉산더를 31일 인천 전자랜드전에 어떻게든 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LG는 28일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나섰다. 한 사무국장을 비롯한 프런트 직원들은 27일 창원에서 모비스전을 치른 뒤 28일 아침 일찍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 알렉산더가 이날 오후에 입국하기 때문이다. LG의 계획은 이렇다. 알렉산더가 입국하면 일단 공항에서 픽업을 한 뒤 서울로 이동해 계약서 작성을 완료한다.

이어 29일 아침 일찍 메디컬 테스트를 받게 할 예정. 이 결과가 오후쯤 나오면 바로 일본 나고야로 알렉산더를 데리고 가 취업 비자를 받게 한 뒤 31일에 정식 선수등록을 마치는 것으로 마무리. 날짜와 시간대별 일정이 착착 맞아떨어져야만 31일 전자랜드전에 알렉산더가 뛸 수 있다. 중간에 일정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전자랜드전 투입 프로젝트'는 실패다. 한 사무국장은 "경기 개시 2시간 전까지 선수등록을 완료하면 전자랜드전에 투입할 수 있다. 순조롭게 일이 진행된다면 타이트하게 맞출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궁금증이 든다. LG는 왜 이렇게 알렉산더를 전자랜드전에 투입하려고 할까. 거기에는 '9연승'에 가려진 LG의 쓰린 사정이 있다. 9연승을 만들어낸 일등공신인 데이본 제퍼슨의 체력이 점점 고갈되고 있어서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인 크리스 메시가 지난 23일 삼성전 때 오른쪽 발목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하면서 제퍼슨이 혼자서 뛰어야 했던 탓. LG 김 진 감독은 "제퍼슨이 투혼을 발휘해주고 있지만, 이대로는 못버틴다. 빨리 대체선수가 와서 단 5분이라도 뛰어야 제퍼슨이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제퍼슨의 휴식을 위한 '5분'을 벌기 위해 LG가 알렉산더의 선수 등록을 서두르는 것이다. 사실 알렉산더가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좀 더 여유를 갖고 팀에 합류해 적응 훈련을 마쳐야 한다. 이렇게 급박하게 경기에 투입되면 큰 활약을 기대할 수 없다. LG도 그걸 안다. 알렉산더에게 일단 지금 시점에 바라는 건 많은 득점이나 화려한 플레이가 아니다. 그저 '5분 이상' 코트를 지켜주면서 제퍼슨이 벤치에서 호흡을 고를 수 있는 시간만 벌어주면 된다는 것이다. 최근 9연승으로 다시 강팀의 면모를 회복한 LG의 상위권 도약을 위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