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대디'들은 국제대회가 열리면, 아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는다. 4년 전 카타르아시안컵 때도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부친 기영옥 광주축구협회장과 차두리(35·서울)의 부친 차범근 전 감독이 카타르로 날아가 아들의 활약상을 지켜봤다. 당시 차 전 감독은 SBS축구해설위원이었다. 해설도 하고, 아들의 얼굴도 볼 수 있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을 찾은 사커대디들은 더 늘었다. 우선 손흥민(23·레버쿠젠)의 부친 손웅정씨가 10일(이하 한국시각) 오만과의 1차전을 앞두고 호주에 도착, 아들의 경기를 현지에서 지켜봤다. 손흥민의 에이전트 티스 블라이마이스터와 동행했다. 손씨와 블라이마이스터는 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간격을 유지했다. 슈틸리케호와 같은 비행 일정이었지만, 다른 항공사를 이용했다.
기 회장은 17일 호주전을 앞두고 부인 남영숙씨와 함께 브리즈번에 입성했다. 기 회장도 호주를 찾은 것은 10여년 만이었다. 기성용이 호주에서 축구 유학생활을 한 뒤 한 번도 호주 땅을 밟지 않았다. 기 회장은 오랜만에 찾은 호주에서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기에 바빴다. 기성용이 호주 유학생활 동안 홈스테이를 했던 집을 방문했다. 또 기성용의 모교 브리즈번 존 폴 칼리지를 찾아 호주전에서 기성용을 응원한 후배들을 격려했다. 기 회장은 대표팀 경기를 모두 관전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차 전 감독은 25일 호주에 도착했다. 차 전 감독에게도 아시안컵은 아쉬움이다. 1972년 결승에서 이란에 1대2로 패했다. 당시 1골밖에 터뜨리지 못했다. 1976년 이란 대회에선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아들이 자신의 한을 풀어줄 기회를 잡았다.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까지 두 걸음 남았다. 그 역사적 순간을 아들 옆에서 함께하기 위해 호주로 건너왔다.
사커대디들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들들에겐 큰 힘이 됐다.
시드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