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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라크전 전반 분석]돋보인 영리한 경기 운영, 고지가 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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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11에 미세한 변화가 있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60m 폭풍 질주로 손흥민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한 차두리(서울)가 선발 진용에 복귀했다. 오른쪽 날개에는 이근호(엘 자이시) 대신 한교원(전북)이 가세했다.

그외에는 동색이었다. 이정협(상주)이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왼쪽 날개에는 손흥민(레버쿠젠), 섀도 스트라이커에는 남태희(레퀴야)가 위치했다. '더블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박주호(마인츠)가 또 다시 호흡했다. 기성용-박주호 콤비는 조별리그 3경기와 8강전에 이어 5경기 연속 선발 출격했다. 왼쪽 측면에는 김진수(호펜하임), 중앙수비에는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곽태휘(알 힐랄)가 다시 섰다. 골키퍼 장갑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꼈다.

영리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이라크는 경기 초반부터 서둘렀다. 태극전사들은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 중심을 지켰다. 침착하게 볼점유율을 높이며 중원을 장악했다.

선제골은 이라크의 약점을 철저하게 이용한 작품이었다. 이라크는 이란과의 8강전에서 세트피스에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이란에 내준 3골이 모두 헤딩 실점이었다. 슈틸리케호는 전반 18분 손흥민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의 혼을 뺀 후 2분 뒤 김진수의 프리킥을 이정협이 기가막힌 헤딩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신데렐라' 이정협은 조별리그 최종전 호주전에 이어 이번 대회 2호골을 터트렸다. 슈틸리케 감독의 '한 수'가 또 한 번 위력을 발휘했다. 손흥민도 어느 경기보다 가벼운 몸놈림을 자랑했다.

그러나 후반 막판 수비가 급격하게 흔들린 것은 옥에 티였다. 상대가 집중력을 발휘했다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기성용과 박주호의 경고도 주의해야 한다. 관리해야 한다. 이라크는 8강전에서 이란의 수적 열세에 힘입어 4강에 올랐다. 10명이 싸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여전히 한 골로는 안심할 수 없다. 한 골만 더 추가하면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후반 45분이 남았다. 고지가 목전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