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 빼면 대회에 나가도 될 정도다."
한신 타이거즈 오승환이 약 한달간의 괌 자율훈련을 마치고 25일 귀국했다. 오승환은 그동안 스포츠인텔리전트 송 산 팀장과 권보성 트레이너와 함게 착실히 몸을 만들어왔다.
몸집을 키운 것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을 듯. 괌에 올 때 93㎏ 정도였던 몸을 97∼98㎏까지 올렸다. 그렇다고 체지방을 올라간 것이 아니라 근육량을 키운 것.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삼성 선수들과 함께 있어도 눈에 확 뛸만큼 근육질의 몸이 대단했다. 권 트레이너가 "여기서 살만 빼면 대회에 나가도 될 정도의 몸이다"라고 할 정도
권 트레이너가 소개한 하루 일과는 오로지 운동 뿐이었다. 아침 식사 후 자전거나 러닝을 한 뒤 웨이트트레이닝을 2시간 정도 한 뒤 스트레칭을 하고 수영장에서 쿨다운 운동을 했다. 이후 점심 식사 후엔 맛사지와 튜빙 등을 했고, 삼성 선수단이 온 뒤엔 삼성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동안 오로지 운동에만 심혈을 기울였다. 식사 역시 조절해왔다. 쌀밥은 아침에만 먹었다고.
"3일 훈련-1일 휴식의 일정으로 해왔는데 쉬는 날도 그냥 쉬지 않았다. 러닝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항상 운동을 했다"는 권 트레이너는 "운동을 더 하려고 하니 도와드릴 부분이 더 많았기 때문에 트레이너로서는 더 좋았다"라고 웃었다.
이렇게 몸을 불린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엔 자율훈련 때 살이 빠졌는데 그것이 시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 이상하게 공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살을 찌우려 해도 이국에서의 생활 때문인지 살이 붙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 가면 자연스럽게 살이 빠지기 때문에 자율훈련에서 몸을 키우겠다는 판단을 했다. 권 트레이너는 "오승환 선수가 시즌 중에도 집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달라고 하셨다. 시즌 중에 힘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뜻이다"라고 했다.
너무 근육질의 몸은 오히려 투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게 아닐까. 권 트레이너는 고개를 흔들었다. "새로운 근육이 생성되면 가동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오승환 선수는 스트레칭을 함께 하며 가동범위를 늘려왔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라면서 "중간 중간 캐치볼을 하고 그것을 동영상으로 찍어 확인하는데 작년보다 더 좋았다"라고 했다.
올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확실한 몸을 만든 오승환은 27일 오사카로 떠나면서 본격적인 시즌을 준비한다. 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