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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부실 KIA, 포수경쟁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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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수비력에 투수 리드가 좋고, 수준급 송구능력에 타격까지 빼어난 포수. 현실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조건인데, KIA 타이거즈로선 꿈같은 이야기다.

지난 몇 년 간 고민해 온 숙제가 올해도 그대로다. 올시즌 KIA는 주전 포수를 꼽기 어려운 상황이다. KIA 구단 사정에 밝은 한 야구인은 "마무리 투수도 문제지만 가장 큰 약점은 포수이다.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데 단기간에 기량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포수다. 시즌 내내 포수 때문에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최근 몇 년 간 허약한 안방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낸 타이거즈다.

오랫동안 주축 포수로 활약했던 김상훈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현재 차일목(34)과 이성우(34) 백용환(26) 이홍구(25) 등 4명이 1군 포수 후보로 거론되는데, 눈에 쏙 들어오는 자원이 없다.

김상훈과 함께 안방을 지켰던 차일목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지난해 94경기에 포수 마스크를 썼다. 팀 내 포수 최다 출전이었다. 풍부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하향세를 타고 있고, 도루 저지 능력이 떨어진다. 지난해 타율 1할8푼9리, 2홈런, 18타점을 기록했는데, 득점권 타율이 1할6푼1리에 그쳤다. 도루 저지율도 2할3푼4리에 불과했다. 경력 외에 내세울 게 없어 보인다. 지난 겨울 FA(자유계약선수)를 선언했던 차일목은 이적 팀을 찾지 못해 KIA로 돌아왔다.

뒤늦게 빛을 본 이성우는 블로킹 등 수비가 좋다. 배터리 호흡도 좋아 투수를 편안하게 해준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수비에 비해 공격기여도는 떨어진다. 지난 시즌에 타율 2할3푼4리, 1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이 1할2푼2리에 불과했다. 아무리 포수 포지션이 안정적인 수비가 우선이라고 해도 선뜻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 도루 저지율은 2할5푼으로 4명 중 가장 좋았다.

또다른 옵션은 파워가 좋은 백용환. 지난해 47경기에 나서 1할7푼7리에 그쳤는데, 홈런 4개를 때렸다. 힘이 좋아 노림수가 맞아떨어지면 장타로 이어진다. 그러나 정확성이 떨어져 '모 아니면 도'식의 타격이라는 평가다. 수비능력도 부족한 게 많다는 평가다.

프로 3년차 이홍구는 지난해 1군 출전 기록이 없다. 퓨처스리그 36경기에 나서 타율 1할9푼6리, 3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다른 3명의 후보와 마찬가지로 공격능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없지만 4명의 포수 중 가장 싱싱한 어깨를 갖고 있다. 정확성과 별개로 송구능력이 좋다. 육성 차원에서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다른 보직과 마찬가지로 김기태 KIA 감독은 전지훈련을 지켜보고 주전과 백업을 결정할 생각이다. 포수 수는 많지만 적지 않은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KIA 포수 지난해 성적

선수(나이)=경기수=타율=홈런=타점=득점권 타율=도루 저지율

차일목(34)=94=0.189=2=18=0.161=0.234

이성우(34)=63=0.234=1=9=0.122=0.250

백용환(26)=47=0.177=4=10=0.179=0.214

이홍구(25)=1군 출전 기록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