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여론의 매서운 질타를 받고 있는 대한항공이 승객마저 감소, 대내외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와 외국항공사 등의 공세에 밀려 국제선 승객이 지난 2012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한데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선 승객도 0.7% 줄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국내 및 국제선 승객 모두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저비용 항공사를 포함해 국내 7개 항공사 가운데 지난해 승객이 줄어든 것은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20일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의 국제선 승객은 166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의 1664만6000명보다 4만6000명(0.3%) 감소한 수치다. 지난 2012년(1698만7000명)과 비교하면 2년 만에 38만7000명이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국제선 수송 분담률은 2012년 35.6%, 2013년 32.6%에 이어 지난해의 경우 29.2%로 하락했다. 대한항공의 국제선 점유율이 30%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와 관련, "저비용항공사가 많이 늘었고 외국계 항공사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어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승객은 1242만5000명으로 전년(1170만6000명)보다 6.1% 증가했다. 2012년 승객은 1122만6000명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 승객도 지난해 14.8% 증가했다,
또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수송 분담률은 11.5%로 전년보다 1.9% 포인트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점유율은 2010년 2.3%에 불과했지만 2011년 4.3%, 2012년 7.5% 등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가운데는 제주항공의 국제선 승객 수가 215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진에어(136만1000명)와 에어부산(125만6000명), 이스타항공(107만명) 등 3곳은 지난해 연간 국제선 승객 100만명 고지를 처음으로 넘었다.
7개 국적항공사 전체의 지난해 국제선 승객은 3554만3000명으로 6.9% 증가했다. 하지만 외국 항공사의 운항 확대 여파로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점유율은 전년(65.2%)보다 2.6% 포인트 감소한 62.6%로 집계됐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