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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마서 새출발' 황석호 "서울과의 ACL 즐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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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던 중앙 수비수 황석호(26)가 일본 J리그에서 새 도전에 나선다. 2011년 12월 대구대 졸업과 동시에 J리그에 진출했던 황석호는 지난시즌을 끝으로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3년 계약이 끝났다. 히로시아에서의 3년, 두 번의 J리그 우승(2012년, 2013년)을 이뤄냈다. 현실에 안주할 수 없었다. 우승이 그의 도전 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황석호는 새 행선지로 2014년 J리그 3위를 차지했던 '최다우승팀' 가시마 앤틀러스를 택했다. "나에게 도전이 필요했고, 가시마도 나를 강력히 원했다." 지난 13일부터 가시마의 팀훈련에 합류한 황석호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힌 이적 배경이다.

당초 그의 새 행선지로 중국이 유력했다. 중국의 언론들은 지난해 12월 초, 황석호의 상하이 선화행을 보도했다. 실제로 황석호는 12월 말 중국행 비행기를 탔다. 상하이에 가서 직접 팀을 살펴보고 협상을 했다. 그러나 방향을 틀었다. 그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던 가시마행을 택했다. 황석호는 중국 이적을 결정하지 않은 이유로 두가지를 꼽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갈 수 있는 팀을 원했다. 또 중국에서 직접 팀을 봤는데 일본만큼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그는 중국에 다녀온 뒤 가시마와 본격 협상 테이블을 차렸고, 2년 계약을 했다. 가시마가 황석호를 원한 이유는 그의 '경험'이다. 황석호는 "가시마가 최근 세대교체를 많이 했다. 노장 선수들이 빠지고 20대 초반 선수들이 많다. 이 와중에 2014년에 3위를 한 걸 보면 저력이 있는 팀이다"라면서 "수비 선수들이 어리고 ACL 경험이 없다. 팀에서 ACL에 출전했던 내가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히로시마에서 황석호는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중앙 수비, 좌우 측면 수비를 모두 소화했다. 포백 중 네 자리에 모두 서 봤다. 그러나 황석호는 중앙 수비로 뛰기를 원했고 가시마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히로시마에서 윙백으로 뛰니깐 J리그 팀들이 내 주포지션을 측면 수비수로 안다. 가시마에 내 정확한 포지션이 중앙 수비라고 얘기해줬다. 센터백을 더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올시즌 목표는 전경기 출전이다. 또 가시마가 리그보다 ACL에 주력하는 만큼 아시아 정상을 꿈꾸고 있다. ACL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K리그 팀들과의 대결은 불가피하다. 황석호는 히로시마 시절 ACL에서 포항(2013년)과 서울(2014년)을 조별리그에서 만났다. 자신이 뛴 포항전에서는 1대1 무승부, 서울전에서는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황석호는 K리그 팀을 상대로 뛴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하지 않았다. 서울 원정에서는 1-1로 맞선 후반 25분 추가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K리그 팀과의 ACL 대결이 어느덧 익숙해졌다. 반면 가장 꺼리고 싶은 승부다. 그는 "K리그 팀과 조별리그에서 만나면 한국을 오갈 수 있긴 하지만 정말 대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운명이 얄궂다. 올시즌에도 대결이 유력하다. 서울이 ACL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 가시마와 H조에서 대결을 펼쳐야 한다. 황석호는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생각이다. "ACL이니깐 국적을 떠나 팀 소속으로 뛰어야 한다. 프로 선수는 결과가 중요하다. 서울과 대결을 하면, 한국과 일본의 빅클럽들의 충돌이니 재미있을 것 같다. 지난해 서울전에서 골도 넣었다. 올해도 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고 싶다." J리그에서의 1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친 황석호의 희망 가득한 2라운드가 이제 막 시작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