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서도 제2의 양의지가 나오지 말라는 법 없다."
막내 구단 kt 위즈 조범현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주전 선수 라인업을 확정짓겠다는 각오다. 그럴 수밖에 없다.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으로 데려온 9인과 FA 영입 3인이 주축이다. 그런데 이들을 밖에서만 봤지, 현재 주축 선수들을 직접 지켜본 적이 없었다.
이런 와중에도 주전 자리가 확실히 보장된 것으로 평가되는 선수가 1명 있다. 바로 포수 용덕한이다.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을 꼽아라고 한다면 포수다. 포수 1명에 경기 전체 흐름이 바뀔 수 있다. kt에는 많은 신예 포수들이 있지만, 용덕한의 경험을 따라오기 힘들다. 부상 등 이변이 없는 한, 2015 시즌 kt의 안방은 용덕한이 지킬 확률이 높다.
용덕한에게는 기회의 땅이다. 2004년 프로 입단 이후 줄곧 백업 역할에 그쳤다. 11년을 백업으로 보내고 처음으로 찾아온 풀타임 주전의 기회다. 하지만 용덕한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만난 용덕한은 "정말 농담 아니다. 주전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두산 양의지가 그렇게 갑자기 튀어나올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나"라고 했다. 두산은 2000년대 후반 홍성흔 이후 주전 포수를 찾지 못했다. 용덕한도 채상병, 최승환 등과 경쟁을 펼치며 주전 자리를 잡기 위해 애썼지만, 2010년 군에 다녀온 양의지가 20홈런을 때려내며 신인상을 받자 도전 의지가 꺾이고 말았다. 이후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가 됐을 때는, 거물 강민호가 버티고 있었다. 용덕한은 "우리 kt에도 어리고 전도유망한 포수 자원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장 용덕한이 없으면 kt의 첫 시즌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용덕한은 "포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그 어느 시즌보다 느끼고 있다. 롯데에서는 내가 포수조 최고참이었어도 민호가 있어 든든했다. 하지만 여기선 내가 다 이끌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용덕한은 이번 캠프에서 김종민 윤도경 안승한 안중열이라는 신예 포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는 "1차 캠프에서는 후배들에게 프로로서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다. 2차에서는 실전을 통해 본인들이 스스로 느낄 수 있게끔 조언할 생각"이라고 했다.
용덕한의 시즌 모토는 대화다. 열려있는 마음으로 코칭스태프, 후배들과 의사 소통을 많이 하겠다는 것이다. 용덕한은 "감독님이 명 포수 조련사 아니신가. 몸으로 구를 준비는 이미 마쳤다. 그리고 귀도 열어놨다. 감독님과 캠프에서 많은 대화를 통해 더 발전하고 싶다. 또, 우리는 포수 뿐 아니라 투수들도 젊다. 내가 젊은 투수들을 많이 챙기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