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원대를 돌파했던 FA광풍도 지나가고, 150만불 사나이를 탄생시킨 외국인선수 확보도 막바지다. 2015년 프로야구는 그 어느때보다 다채롭다. 10구단 KT도 1군 무대에 선을 보이고, 사령탑도 새얼굴이 많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노익장을 과시할 태세고, 김기태 KIA감독은 고향 광주로 내려갔다. 사상 초유의 4연패를 한 삼성은 5연패를 노리고, 매일 5경기가 벌어지는 프로야구는 800만 관중 돌파를 겨냥한다. 화제만발인 프로야구는 개막을 앞두고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다소 이르지만 스포츠조선이 10개 구단의 전력을 부문별로 분석했다. 전력보강이 된 현상태에서 선발-중간 및 마무리-타력-수비 및 조직력 등으로 세분화해 팀들의 전력을 들여다본다.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담당기자 10명의 의견을 크로스 체크해 각팀의 공수 파워를 수치화했다. <편집자 주>
과거의 활약도, 현재 몸상태와 구위, 그리고 미래의 잠재력을 모두 동원했다. 10개 구단 선발진을 평가하기 위해 각 팀을 밀착취재하는 담당기자들이 명확한 결론을 냈다.
팀별로 5명의 예상 선발진을 선택했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5개 항목(이닝이터 능력, 내구성, 구위, 제구력, 경험)을 나눈 뒤,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항목별 점수를 꼼꼼히 매겼다.
SK가 간발의 차로 1위에 올랐다. 현 시점에서는 그랬다. 5개 항목에서 총 44점을 얻었다. 이유가 있다. 1~3선발이 10개 구단 중 가장 좋다.
에이스는 김광현이다. 일단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던 김광현이 팀에 잔류했다. 부상을 완전히 떨쳐낸 구위는 여전하다. 여전히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의욕은 넘쳐난다. 밴와트는 지난 시즌 성적보다 훨씬 좋은 구위와 경기내용을 보였다.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폼과 구위가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의 타자들이 "쉽게 공략할 수 없는 투수"라는 평가를 내렸다. 150㎞ 안팎의 패스트볼과 좋은 변화구를 가지고 있는 윤희상 역시 10승 이상은 충분히 올릴 수 있는 믿음직한 카드다. 1~3선발이 확실하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 자체가 안정적이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메릴 켈리와 5선발이 변수이긴 하다. 그러나 대체카드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선발 투수진은 SK가 가장 위력적이면서도 안정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삼성(43점)과 두산(42점)이 간발의 차로 뒤를 이었다. 삼성은 2위에 올랐다. 결정적인 요인은 리그 최고수준의 제구력을 지닌 장원삼과 윤성환 때문이다. 10승은 충분한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믿음직한 선발 카드다. 두 외국인 선수와 함께 정인욱 차우찬 등 선발과 롱 릴리프로 쓸 수 있는 강력한 카드가 있다. 배영수 권 혁 등이 빠져나갔지만, 그렇게 큰 전력의 공백은 없다.
두산은 FA 장원준의 가세가 선발 투수진을 업그레이드시켰다. 두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은 이미 검증된 최고의 외국인 투수다. 유네스키 마야 역시 지난해 만만치 않은 기량을 보이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여기에 유희관도 있다.
문제는 5선발이다. 마땅한 카드가 많지 않다. 스프링캠프에서 두산의 숙제다. 현 시점에서는 이현승이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외국인 투수를 3명에서 2명으로 써야하는 NC가 41점으로 4위에 올랐다. 찰리와 에릭, 그리고 이재학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1~3선발 때문이다. 하지만 4, 5선발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약점이 있다. 잠재력 넘치는 카드(노성호 이민호)와 베테랑 손민한이 있지만, 선발로 풀타임을 효율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기본적으로 SK, 삼성, 두산, NC는 싸워볼 만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4강이다.
LG와 넥센이 공동 5위(37점)에 올랐다. LG는 시즌 초반 류제국과 우규민이 합류할 수 없다. 외국인 선수도 검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체카드는 풍부하다. 선발 로테이션이 혼란을 겪을 시즌 초반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넥센은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밴 헤켄이 있다. 그러나 토종 선발진이 좋지 않다. 필승계투조의 핵심 한현희를 선발로 돌렸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두 팀 모두 안정감보다는 불안함이 많은 선발 로테이션이다.
KIA가 7위(35점)다. 해외진출을 시도하던 양현종이 팀에 잔류한 것은 천군만마.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두 외국인 투수와 4, 5선발 임준섭, 김병현에게 믿음을 주기 어렵다. 김진우도 유력한 선발 후보였으나 전지훈련 명단에 빠져 불투명해졌다. 결국 선발진 자체에 불안요소들이 많다. LG, 넥센, KIA는 불안요소도 많지만, 싸워볼 만한 선발진이다. 3중이다.
한화(32점), kt(30점), 롯데(29점)는 '3약'이다. 한화는 스토브리그동안 투수력 보강이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지면 확실히 믿을 만한 카드는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 선발진에서 확실한 역할을 해줄 선순느 셰인 유먼밖에 없다. 배영수 송은범 이태양 등은 시즌을 치러봐야 정확한 활약여부를 알 수 있다. 올해 처음으로 1군에 선보이는 kt는 현 시점에서 '대박' 혹은 '쪽박'이다. 잠재력은 무한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 롯데는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기가 쉽지 않다. 조시 린드블럼과 송승준은 확실한 카드다. 그러나 4, 5선발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장원준의 공백이 더욱 커 보인다. <스포츠1팀>
◇미리보는 10개팀 선발진 예상순위
순위=팀=총점(50점 만점)=평균점(10점 만점)
1=SK=44=8.8
2=삼성=43=8.6
3=두산=42=8.4
4=NC=41=8.2
5=LG=37=7.4
5=넥센=37=7.4
7=KIA=35=7.0
8=한화=31=6.2
9=kt=30=6.0
10=롯데=29=5.8
◇담당별 선발 분석
1. SK=평점 8.8점(10점 만점)
로테이션=김광현→밴와트→메릴 켈리→윤희상→백인식(문광은)
<300자 평>=김광현의 잔류가 더없이 반갑다. 당초 김광현 없다는 전제하에 로테이션 구성하려던 김용희 감독 안도의 한숨. 올해나 내년 다시 메이저리그 진출 꿈꾸는 김광현으로선 최선을 다해 던질 준비가 돼있다. 밴와트도 지난 시즌 7월 합류해 9승, 평균자책점 3.11로 검증 끝내 믿음직. 윤희상의 경우 작년 부상 완벽하게 벗어난 상태라 시즌 시작부터 로테이션에 포함됨. 10승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새 용병 메릴 켈리의 경우 나이도 어리고 메이저리그 경험도 없어 국내 적응이 관건. 켈리가 실패할 경우 작년 악몽 되풀이될 수도. 5선발 요원들은 백인식 문광은 여건욱 고효준 등 풍부함.
2.삼성=평점 8.6점(10점 만점)
로테이션=알프레도 피가로→윤성환→장원삼→타일러 클로이드→정인욱(차우찬)
<300자 평>=최고의 제구력을 자랑하는 윤성환과 장원삼이 있다는 것은 삼성으로선 언제나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는 장점이다. 피가로는 일본무대를 경험했고, 빠른 볼과 구위를 가지고 있어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밴덴헐크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보인다. 클로이드도 제구력과 구위가 좋아 마틴보다 낫다는 평가다. 배영수가 떠난 5선발 자리가 중요한데 일단 정인욱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정인욱이 안정적으로 5선발의 역할을 해준다면 삼성은 지난해 불펜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정인욱이 선발로 좋지 않아 차우찬이 맡게되면 불펜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3. 두산=평점 8.4점(10점 만점)
로테이션=더스틴 니퍼트→장원준→유네스키 마야→유희관→이현승(노경은)
<300자 평>=FA 장원준의 영입으로 선발진이 탄탄해졌다. 최근 2년간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졌던 두산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다. 니퍼트는 검증된 최고수준 외국인 선수. 장원준과 유희관도 좋은 제구력을 바탕으로 10승은 충분하다. 마야는 약간 불투명하지만, 지난 시즌 막판 강력한 경기력을 보였다. 4명의 선발은 이변이 없는 한 이닝이터로 꾸준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우-좌-우-좌로 이어지는 형태도 이상적. 문제는 5선발이다. 현 시점에서 이현승이 가장 강력한 후보. 노경은이 있지만, 마땅한 마무리감이 없어 보직이 변경될 수 있다. 이현승이 제 역할을 못하거나, 선발 1명의 부상으로 빠지면 대체카드가 부족한 점도 걸리는 부분.
4. NC=평점 8.3점(10점 만점)
로테이션=찰리→에릭→이재학→노성호→이민호(손민한)
<300자 평>=1~3선발은 훌륭하다. NC 다이노스의 창단 때부터 함께 한 찰리와 에릭은 이미 검증된 외국인 투수들. 여기에 지난 시즌 주춤했던 토종 에이스 이재학이 절치부심중이다. 세 명 모두 이닝소화력이 뛰어나다는 게 NC의 강점이다. 하지만 원투스리 펀치 이후엔 급격히 기대치가 떨어진다. 지난 2년간 이재학 외에 토종 선발투수들을 발굴하지 못했다. 창단 첫 우선지명 듀오인 노성호와 이민호가 잠재력을 폭발시켜야 한다. 나란히 150㎞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우완투수로 이들이 제구력이나 경험의 문제에서 벗어난다면,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베테랑 손민한도 예비 선발로 준비한다.
5. LG=평점 7.4점(10점 만점)
로테이션=루카스 하렐→헨리 소사→류제국→우규민→임정우(임지섭)
<300자 평>=선발 투수진은 LG가 2015시즌 가장 불안한 부분이다. 시즌 초반 류제국이 로테이션에서 던지기 힘든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5월말이 돼서야 합류가 가능하다. 우규민도 시즌 초반 합류는 무리라고 판단된다. 뉴페이스 외국인 선수 하렐도 아직 검증이 안 된 상황이다. 소사의 경우 지난 세 시즌 동안 보여준 게 있어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신정락의 군입대로 생긴 5선발 자리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현재 임정우 임지섭 장진용 신동훈 정찬헌 등을 놓고 스프링캠프 동안 종합적인 테스트를 통해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하게 된다. 따라서는 LG는 류제국이 합류하게 되는 시점까지 선발진이 버텨줄 수 있을 지가 최대 관건이다.
6. 넥센=평점 7.4점(10점 만점)
로테이션=밴헤켄→피어밴드→한현희→문성현→오재영
<300자 평>=넥센 히어로즈의 아킬레스건은 단연 선발진이다. 20승 투수 밴헤켄이 있지만, 토종 선발투수들이 너무나 약하다. 검증되지 않은 한현희가 3선발일 정도. 새 외국인 선수 피어밴드의 실력도 뚜껑을 열어봐야. 4,5선발 문성현과 오재영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투수들. 이들이 캠프 때부터 확실히 믿음을 줘야만 한다. 밴헤켄을 제외하면, 검증되지 않은 투수들로 이닝 소화력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다만 젊고, 부상 위험이 적은 투수들로 구위나 내구성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2년 연속 홀드왕 한현희의 선발 전환이 성공으로 돌아가야만 숨통이 트일 듯.
7. KIA=평점 7.0점(10점 만점)
로테이션=양현종→필립 험버→조쉬 스틴슨→임준섭→김병현(김진우)
<300자 평>=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던 양현종이 잔류해 다행이다. 하지만 좌완 에이스 양현종 외에 모든 게 물음표다.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험버,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던진 스틴슨을 영입했는데,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라는 평가다. 이들이 어느 정도까지 해주느냐가 선발 안정의 관건이다. 유력한 4~5선발 후보인 임준섭과 김병현(김진우) 또한 기대와 불안이 공존한다. 좌완 임준섭은 경험이 부족하고 김병현은 구위가 떨어져 있다. 물론, 임준섭의 성장에 기대를 걸어볼만은 하다. 최근 2년 연속 평균자책점 5점대를 기록한 KIA다. 선발진 안정없이 재도약은 없다.
8. 한화=평점 6.2점(10점 만점)
로테이션=셰인 유먼→미치 탈보트→배영수→송은범→이태양(유창식)
<300자 평>=이름만 놓고 보면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실전에서 어떤 활약을 할 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불안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 일단 롯데에서 3년 연속(2012~2014) 10승 이상을 달성했던 외국인 선수 유먼은 믿을만 하다. 하지만 나머지 선발들에게는 모두 물음표가 달려있다. 2012년 삼성에서 14승을 했던 탈보트는 3년만에 복귀라 구위가 전만 못하다. 또 배영수는 2012년 이후 계속 구위와 스태미너가 하락하고 있다. 송은범은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는 게 급선무. 이태양과 유창식도 구위와 제구력의 기복이 심하고, 몸상태도 완전치 못하다. 현재로서는 경쟁력이 약한 선발진이다.
9. kt=평점 6.0점(10점 만점)
로테이션=크리스 옥스프링→필 어윈→앤디 시스코→박세웅→이성민(주 권)
<300자 평>=정말 예측이 힘든 롤러코스터 행보가 예상된다. 터지면 대박, 아니면 쪽박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일단, 1군 막내구단이라는 점을 떠나 외국인 선발투수 3명을 로테이션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은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이 효과는 NC가 잘 보여줬다. 문제는 이 세 사람이 얼마나 안정감있는 피칭을 할 수 있는가이다. 옥스프링은 어느정도 검증이 됐지만 어윈과 시스코의 경우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들이 흔들리면 경험이 부족한 젊은 신예 선발진이 도미노처럼 쓰러질 수 있다. 토종 에이스 후보 박세웅은 퓨처스리그 경험을 통해 성장했지만 1군 활약 여부는 미지수다.
10. 롯데=평점 5.8점(10점 만점)
로테이션=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송승준→이상화→홍성민(배장호)
<300자 평>=총체적 난국이다. 1, 2, 3선발까지는 나쁘지 않다. 린드블럼은 확실한 카드. 상상 이상의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만큼 구위는 확실하다. 제구 위주의 레일리와 매년 자기 몫은 해주는 송승준까지는 승부가 된다. 문제는 장원준의 공백으로 생긴 4, 5 선발 문제다. 아직 어떤 방식으로 꾸려질지 가닥조차 잡히지 않았다. 방법은 두 가지. 기존 이상화, 홍성민, 배장호, 이재곤 등 만년 유망주들에게 확실한 기회를 주는 것과, 불펜 요원 중 김승회, 최대성 등을 선발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부상 회복 중인 조정훈 카드가 언급되는데 현재 구단은 50대50 확률로 그의 복귀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