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리니지2에서 벌어졌던 사이버 장례식이 최근 SNS에서 회자되면서 게이머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이버 장례식'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미지에는 리니지2 세리엘 서버에서 활동했던 한 유저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식 장면이 담겨있다. 당시 장례식은 현실과 똑같이 3일장으로 치러졌고 같은 혈맹원 뿐만 아닌, 적대관계인 혈맹들까지 찾아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고 한다. 장례식 마지막 날에는 마치 상여행렬을 이루듯 고인을 추모하는 캐릭터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혈맹원들은 게시판을 통해 고인을 추억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고, 장례식 기간에는 적대혈맹과 휴전을 맺기도 했다. 불멸 혈맹은 적 혈맹과 장례식 기간 동안 휴전 협정을 맺기도 했다. 게임 안에선 서로 싸우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유저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는 리니지 유저들의 끈끈한 정이 새삼 감동을 주고 있다. 이를 본 유저들은 "리니지2가 살벌한 게임이지만 확실히 정은 있는 게임.", "MMORPG의 사회성은 그 자체가 게임성", "진심 감동이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 외에도 리니지 같은 온라인게임에선 사람 냄새 나는 미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희귀 혈액형을 가진 산모를 유저들이 위기에서 구해낸 '생명의 검' 미담이나, 어머니의 수술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한 유저의 소식에 해당 유저의 혈맹은 물론 적대 혈맹까지 모금을 통해 2,400만원을 수술비에 보탠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기 있는 '토토가'나 '국제시장'처럼 과거 온라인게임에 대한 추억이 이번 사이버 장례식을 다시금 회자시킨 이유라 설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유의 사회성이 형성된 온라인게임은 그만큼 유저간의 이야기꺼리와 추억들이 많다."며 "개인주의가 강한 모바일게임에 피로감을 느낀 유저들이 올해부터는 온라인게임의 끈끈한 커뮤니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