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발롱도르 2연패' 명실상부 호날두의 시대다

by

바야흐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시대다.

2012년까지 호날두는 '라이벌'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 밀려 '2인자'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역대급 활약을 보인 메시를 넘지 못했다. 메시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최고 선수상인 국제축구연맹(FIFA)-발롱도르(Ballon d'Or)를 독식했다.

호날두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2013년 최고의 활약으로 메시를 따돌리고 FIFA-발롱도르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2014년 2연패에 성공하며 자신이 1인자임을 널리 알렸다. 호날두는 13일(한국시각) 스위스 취리히 콩그레스하우스에서 열린 2014년 FIFA-발롱도르 시상식에서 37.66%의 지지를 받아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레전드' 티에리 앙리가 시상자로 나섰다. "미스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호명한 직후, 호날두는 고개를 숙이며 마음을 진정시키는 모습이었다. 앙리가 직접 호날두에게 FIFA-발롱도르 트로피를 건넸다. 당초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졌지만, 호날두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산 3번째 발롱도르 수상(2008, 2013, 2014년)의 꿈을 이뤘다. 메시는 15.76%, 노이어는 15.72%의 지지를 받았다.

호날두의 2014년 기록은 입이 떡 벌어진다. 한 해 동안 대표팀과 구단을 오가며 총 60경기에 출전해 무려 61골을 쏟아부엇다. 도움도 22개에 달한다. 경기당 무려 1.36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31골로 2013~2014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과 유럽리그 득점왕인 유러피언 골든슈를 차지했고,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17골로 대회 통산 한시즌 최다골 기록을 수립했다. 호날두의 맹활약 속에 레알 마드리드도 숱한 영광을 누렸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코파 델레이(스페인 국왕컵),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FIFA 클럽월드컵을 거머쥐었다. 호날두는 올시즌에도 프리메라리가에서 16경기에 나서 26골을 터뜨리며 압도적인 득점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각종 시상식의 주인공도 호날두였다. 2014년 ESPN FC 어워즈와 2014년 글로브 사커 어워즈, 월드사커가 선정한 2014년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었다. FIFA-발롱도르로 정점을 찍었다.

시상대에 선 호날두는 벅찬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깊은 숨을 내쉰 후 입을 열었다. "저기 우리 어머니, 내 아들도 보이고, 가족들이 보인다"며 패밀리맨답게 가족들을 향한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잊을 수 없는 한해였다. 이 트로피, 이 발롱도르 트로피를 받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이다. 내가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여태껏 해왔듯이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해나가겠다는 것뿐이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팀으로서나, 개인으로서나 더 많은 타이틀을 따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그러하듯 저기 위에서 나를 보고 있는 아버지 어머니 내 아들을 위해서 열심히 살겠다. 나날이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호날두와 경쟁했던 라이벌들도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메시는 "호날두의 발롱도르 수상은 정당한 결과"라며 "그는 올해 발롱도르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은퇴할 때까지 발롱도르를 다시 받지 못해도 불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1963년 레프 야신 이후 첫번째로 골키퍼 발롱도르 수상을 노리던 노이어도 "호날두는 이번 발롱도르를 받기에 충분했다. 그는 세계 톱 클래스 선수"라며 "지난해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레알 마드리드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축하를 보냈다.

한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호날두-노이어-앙헬 디 마리아(맨유)를,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는 메시-호날두-에덴 아자르(첼시)를 각각 뽑았다. 발롱도르 투표는 각국 대표팀 감독, 주장에 기자단이 참가한다. 한 명이 3명의 선수에게 표를 던질 수 있는데 1위로 지목한 선수에게는 5점, 2위에는 3점, 3위에는 1점이 주어진다. 포르투갈 주장인 호날두는 팀 동료인 세르히오 라모스-가레스 베일-카림 벤제마(이상 레알 마드리드), 아르헨티나의 캡틴인 메시는 디 마리아를 시작으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이상 바르셀로나)의 손을 들어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