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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인센티브가 크다? 연평균 400만불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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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좀더 기다려봐야 한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통 큰 투자'를 한 것은 맞지만, 강정호 스스로 가치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com은 소식통을 인용해 13일(이하 한국시각) '피츠버그가 강정호와 4년간 약 1600만달러(약 173억5000만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5년째엔 옵션이 걸려 있는 조건이다.

강정호는 피츠버그의 초청으로 14일 오전 출국한다. 현지에서 구단 관계자들과 상견례를 하고, 15일과 16일 이틀간 메디컬 체크에 응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ESPN만이 강정호의 계약 사실을 전했다. 나머지 매체들은 ESPN의 보도를 인용하고 있다. 피츠버그는 여전히 강정호의 계약 규모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강정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 혹은 피츠버그 구단 내 소식통에서 '4+1년 1600만달러'라는 숫자가 나온 것이다.

계약 규모는 아직 숫자 그대로 믿을 수 없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이날 '강정호가 이번주 피츠버그로 온다. 역사적인 계약을 앞두고 있다'는 기사에서 강정호의 계약 규모로 4년 계약을 언급하면서도 '아마도 계약의 상당 부분은 성과에 따른 인세티브에 기초할 것'이라고 밝혔다.

1600만달러를 숫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여전히 강정호는 그들에게 '검증되지 않은 선수'다. 동양인 내야수의 연이은 실패, 타자친화적인 한국 프로야구에서 보여준 장타력.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 이미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지난해 윤석민과 인센티브가 대거 포함된 '계단식 계약'을 하기도 했다.

피츠버그는 스몰마켓 구단이다. 그동안 구단 운영을 살펴 보면, 무리한 영입은 없었다. 강정호의 경우에도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있을 수 있다. 연평균 400만달러 규모지만, 적은 금액에서 시작해 큰 금액으로 올라가는 구조일 것이다.

피츠버그의 닐 헌팅턴 단장은 팀의 주축인 외야수 앤드류 맥커친과 스탈링 마르테를 장기계약으로 붙잡은 전례가 있다. 풀타임으로 3년을 뛴 맥커친을 2012년 초 6년간 5150만달러(약 557억원)라는 장기계약으로 붙잡았고, 지난해엔 풀타임으로 1년을 뛴 게 전부인 마르테와 6년 3100만달러(약 335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가능성이 보이는 젊은 선수를 일찌감치 장기계약으로 묶는 방법, 하지만 이들은 모두 계약 초기 낮은 연봉에서 출발해 점차 규모가 커지는 계약을 맺고 있다. 만약 팀내 상황에 따라 다른 유망주가 성장하거나, 해당 선수가 부진할 경우 선수를 정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