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KBS축구해설위원(38)은 '족집게' 해설로 유명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정확한 예측을 통해 '문어 영표'라는 별명도 얻었다. '문어영표'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결과를 잘 예측한 독일 문어 '파울'을 빗댄 별명이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도 현지 중계석에 앉았다. 10일(이하 한국시각)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 날카로운 분석은 여전했다. 노력 덕분이다. 지난해 열린 걸프컵 오만 경기 영상을 모두 봤단다. 슈틸리케호의 조별리그 2차전 상대 쿠웨이트는 9일 호주와의 개막전을 보고 분석했다. 오만을 꺾고 서전을 장식한 슈틸리케호는 쿠웨이트마저 꺾으면 사실상 8강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이 위원은 2000년대 초반 중동의 강호 쿠웨이트의 추락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쿠웨이트가 호주전에서 4골이나 허용할 경기는 아니었다. 선제골을 넣은 쿠웨이트가 세 차례나 좋은 찬스를 놓치면서 동점골을 내준 뒤 점수차가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의 흐름을 넘겨준 것이 아쉬울 것이다. 페널티킥 실점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호주 쪽으로 넘어갔다. 경기 내용을 감안하면 2대1이 적당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쿠웨이트는 2000년대 초반까지 강했는데 최근 오만에 세 차례 연속 패했다. 심지어 0대5로 패한 적도 있다. 과거보다 더 약한 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이 위원은 쿠웨이트의 허점으로 왼쪽 측면을 꼽았다. 쿠웨이트는 두 차례의 실점 장면을 왼쪽 측면 붕괴로 맞았다. 이 위원은 "쿠웨이트는 수비 커버 플레이가 약하다. 밸런스도 무너지는 모습"이라며 "쿠웨이트는 왼쪽 풀백(알 카타니) 쪽에서 실점이 양산됐는데 그 쪽이 약하다고 생각했으면 커버 플레이를 펼쳤어야 했다. 그러나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쿠웨이트의 공격이 살아나려면, 수비의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이 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공격진만 보면 괜찮은 편이다. 최전방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이 공격적이고 기술적이다. 그러나 결국 수비에서 밸런스를 맞춰주지 못하면서 경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캔버라(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