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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고질 1쿼터병, 허 재 감독 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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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래. 1쿼터에 못하고 따라가다 지쳐서 끝나."

전주 KCC 이지스와 고양 오리온스의 경기가 열린 7일 전주실내체육관. 경기 전 만난 KCC 허 재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도미노 속에 힘겨운 시즌을 치르고 있는 허 감독. 신명호 정희재 정민수 김태홍 등 식스맨급 선수들이 주전으로 나서며 점차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경험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9위를 기록하고 있는 팀 성적이 이를 대변한다.

허 감독은 "지는 경기들 패턴이 비슷하다. 우리 선수들이 1쿼터에 너무 약하다. 상대에 많은 점수를 허용하고 경기 내내 따라가다 지쳐 끝나는 식"이라고 했다. 왜 같은 현상이 발생할까. 허 감독은 "선수들이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다. 첫 슛이 들어가면 신나서 하는데, 첫 슛이 실패하거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자신감을 잃는다. 심지어는 외국인 선수 윌커슨 마저 비슷하다. 외곽슛이 안들어가면 무리한 플레이를 한다"고 지적했다.

허 감독 입장에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시나리오였다. 그런데 오리온스전에서도 그 악몽이 되풀이되고 말았다.

KCC는 1쿼터 8-22로 밀렸다. 믿었던 윌커슨이 5분여 동안 무득점으로 침묵했고, 김태술도 계속해서 슛을 놓쳤다. 그답지 않은 어이없는 패스 실책도 나왔다. 허 감독은 과감히 두 사람을 빼버렸다. 점수차가 벌어지자 확시히 선수들은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 김태홍의 경우 2쿼터 첫 3점슛이 실패하자 그 다음 슛 찬스에서 머뭇거리며 던지지 못했다. 전반 종료 후 스코어가 18-34였다. 오리온스에 기선을 완전히 제압당했다.

그래도 경기 중 계속해서 추격의 희망을 보였다. 3쿼터 심스와 김태홍이 대폭발했다. 심스가 14득점, 김태홍이 9득점을 했다. 3쿼터를 41-51로 마친 후 4쿼터 시작하자마자 김효범의 레이업 득점으로 점수차를 8점차까지 줄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오리온스도 미숙한 플레이로 계속해서 추격 찬스를 주는데, 밥상을 차려줘도 떠먹지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 선수들의 경험과 집중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오리온스 길렌워터의 U2 파울로 잡은 찬스. 55-62까지 따라갔다. 그리고 공격권. 이 공격으로 4점차까지 추격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강팀이라면 이러한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 하지만 KCC는 심스가 무리한 드리블을 하다 길렌워터에 가로채기를 당했고, 속공 득점을 허용했다. 그 순간 힘이 쭉 빠졌다.

그렇게 양팀의 경기는 69대75로 끝이 났다. 오리온스는 3연패 늪에서 탈출하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18승16패로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했다. KCC는 최하위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승차가 1경기로 줄어들었다. 9승25패로 두자릿수 승수 획득 기회를 후반기 첫 경기로 미뤄야 했다.

전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