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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러움 속에 담긴 장원준 각오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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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7일, 두산 베어스에게는 의미있는 날로 기록될 것이다.

두산은 7일 잠실구장에서 FA로 영입한 투수 장원준 입단식을 개최했다. 김승영 사장과 김태영 감독, 주장 오재원이 참석해 장원준의 입단식을 함께 했다. 김 사장은 배번 28번이 적힌 상의 유니폼을 장원준에게 직접 입혀줬고, 김 감독과 오재원은 축하의 꽃다발을 전달한 뒤 함께 포즈를 취했다. 이날 입단식에는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도 그럴 것이 장원준은 옵션 4억원을 포함해 4년간 총 84억원의 역대 투수 최고액을 받고 두산 가족이 됐다. 게다가 두산이 외부 FA 영입 후 공식 입단식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재진의 관심은 장원준의 각오와 김 감독의 그에 대한 기대치였다. 그러나 둘 다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장원준이 합류해 선발 로테이션이 좋아졌다. 전체 투수진의 조합도 좋아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기대 수치에 대해서는 "숫자로 얘기하면 부담이 될 수 있다. 본인이 부담갖지 말고 실력대로 하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다. 두산도 활기찬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기대 승수를 묻는 질문에 또다시 "수치를 말씀드리기는 그렇고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켜주면 만족한다. 부상없이 로테이션을 지킨다면 투수진 운영이 수월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장원준이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킨다면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유네스키 마야, 유희관, 장원준 등 4명의 확실한 선발 카드를 가지고 시즌을 꾸려나갈 수 있다. 전지훈련서 5선발만 결정하면 된다. 어느 팀과 비교해도 선발진의 높이가 처지지 않는다. 장원준이 전력에 어느 정도의 플러스 효과를 가져다 줄 지는 알 수 없지만, 김 감독은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김 감독은 "투수코치들과 아직 상담을 하지는 않았지만, 장원준의 선발 순서는 개막 첫 두 경기를 보면서 정할 것이다. 무엇보다 원준이가 책임감을 갖고 베어스다운 야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장원준 역시 올시즌 목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개인성적보다 팀성적이 우선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장원준은 "두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성적으로 보답할 것"이라면서 "작년에 팀이 플레이오프에 실패했다. 올해는 플레이오프를 넘어 우승하는데 있어 내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 역시 그의 입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장원준은 "두산은 한 번쯤 야구를 하고 싶었던 구단이다. 그래서 오게 됐다. 새로운 분위기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다"며 "팀이 우승을 하게 되면 성적은 따라오는 것 아닌가. 부산에서만 있다가 서울로 오게 됐지만 지인도 있고 하니 운동하는데는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

장원준은 또 "이번 동계 기간 동안에는 체력 훈련을 많이 해서 시즌중 힘들지 않도록 몸을 만드는데 집중할 것이다. 구종을 따로 개발하기보다는 제구력을 다듬는데 신경쓰겠다. 유희관한테 제구력을 배우고 싶다. 그 부분을 희관이한테 많이 물어보고 싶다"며 "게임수가 늘어난만큼 170이닝 이상 던져야 하지 않겠나. 잠실구장은 가장 큰 구장이라 장타에 대한 부담이 없어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이다"며 각오를 나타냈다.

장원준은 이어 "팬들께서 많이 기대를 하실텐데, 그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할 것이니 야구장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며 두산 팬들에 대한 인사도 전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