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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넥센의 화두, '7전 8기'와 '강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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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새해를 여는 넥센 히어로즈의 화두는 '7전 8기'와 '강팀'이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은 히어로즈에겐 분명한 '실패'였다. 2008년 창단한 프로야구 여덟번째 구단 히어로즈는 여덟번째 시즌을 맞아 지난해 실패한 한국시리즈 우승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장석 대표의 직설화법, "이제 쟁취하라"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의 시무식. 이장석 대표이사의 메시지는 직설적이었고, 구체적이었다. 이 대표는 "올해 1군 선수단 성적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도전이었다면, 이제 쟁취하는 시즌이 돼야 한다. 우리가 2008년 창단해 여덟번째 시즌을 맞는다. 우린 프로야구 여덟번째 구단이다. 8이라는 숫자와 인연이 있는데 '7전 8기'를 좌우명 삼아 좋은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시즌 부족했던 부분을 구체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선발로테이션을 5명으로 시작했는데, 한 달도 안 되서 한 명은 퇴출되고, 한 명은 불펜으로 강등되고, 두 명은 2군에 내려갔다. 우리 선발투수들 가슴에 절실함이 없었다. 한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네 명은 없었다. 절실함이 없으니, 자신감까지 상실됐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는 투수들의 손에서 시작된다. 투수들의 경기다. 오재영과 문성현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한현희도 올해 프로답게 선발투수로 잘 했으면 좋겠다"며 토종 선발투수 세 명의 분발을 요구했다.

또한 "야수 중에 MVP가 박병호, 서건창 두 명이 있다. 유한준은 걱정하지 않는다. 김민성은 심기일전해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5개 이상을 기대한다. 임병욱과 김하성에게도 기대가 크다 잘 해주리라 믿는다. 주장을 중심으로 7전 8기의 좌우명을 가슴에 담고, 게임을 지배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염경엽 감독의 변화, "잔소리 많이 하겠다"

염경엽 감독은 확 달라진 2015시즌을 예고했다. 그는 "2014년은 다사다난했던 시즌이다. 4,5월에 위기도 있었지만,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목표치를 어느 정도 달성한 시즌인 것 같다"며 입을 열었다.

마지막 무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했기에 목표를 100% 달성한 것은 아니었다. 염 감독은 "시즌 마지막은 아쉬웠지만, 팀이 목표치에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2015년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시즌이 됐으면 한다. 우승을 위해서는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사령탑을 처음 맡은 뒤 세웠던 세 가지 목표를 다시 언급했다. 첫 번째는 감독, 코치가 아닌, '선수 개개인이 만족하는 훈련'이었다. 두 번째는 '두려움 없는 야구', 마지막은 '디테일한 야구'를 하자는 것이었다. 이 목표에 대해 어느 정도 진척되긴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염 감독은 훈련에 대해 60% 정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박병호가 하는 훈련이 모두에게 적용될 수는 없다. 개개인에게 맞는 훈련이 있다. 선수들 모두 자신이 부족한 걸 채워가는 훈련을 찾아서 해야 한다"고 했다. 나머지 40%를 채우길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두 번째, 두려움 없는 야구에 대해선 "다른 팀이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까다로운 팀이 됐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기에 아직 강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이기는 게 강팀"이라며 "선수 개개인이 승부에 대한 계획과 관점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세 번째, 디테일한 야구. 염 감독은 "야구의 첫 번째는 '기본'이다. 기본기와 실천을 위해 올해는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할 것이다. 이를 잔소리로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팀이 좀더 강해지고, 선수들의 가치를 올리고, 1승을 더 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잔소리'를 통해 마지막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려 하고 있다. 그동안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하던 그이지만, 2015년엔 변화가 예상된다. 염 감독의 "마지막 경기에서 졌기 때문에 우린 아직 강팀이 아니다"라는 말에는 비장함이 묻어있었다.

▶육성과 연봉 시스템 변화, 히어로즈가 바뀐다

구단의 변화도 감지된다. 이장석 대표는 신년사를 시작하자마자 '육성'에 대한 얘기 먼저 꺼냈다. 그는 "지난해 화성시에 2군 훈련장을 만든지 1년이 지났다. 부족한 것도 많고, 앞으로 해야 할 것이 많다. 필요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고, 투자가 필요한 부분은 투자하겠다. 3~4년 안에 2군 훈련 시스템이 정착될 것이다"라고 했다.

프런트의 변화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육성팀을 신설했다. 스카우트팀과 통합해 선수 발굴과 육성, 평가까지 시스템을 일련화시키겠다"며 "기존의 연봉고과에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포함해 새로운 연봉 시스템을 실시하려고 한다. 기존과 다른 체계에 선수들이 빠른 이해와 적응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프런트 조직 변화와 함께 연봉 시스템의 변화까지 가져가려는 생각이다.

강정호의 해외 진출, 그리고 FA(자유계약선수) 광풍에 대비해 장기적으로 선수단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최근 각광받는 세이버매트릭스인 WAR을 통해, 성과주의를 강화할 예정이다.

WAR을 중시하겠다는 이 대표의 생각은 확고하다. 기존엔 그저 주전으로 많이 나오면 좋은 고과를 받을 수 있었다면, 리그 평균치에 대입해 그 선수의 가치를 보다 냉정하게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WAR은 지난해 20% 정도 고과에 반영됐다. 이제 그 비율을 60%까지 늘려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타구단에서 사용하는 윈셰어(WS)와는 다른 수치다. WS는 팀 승리에서 해당 선수가 차지한 비중을 나타낸 수치로, 선수에 대한 가치 평가에 있어 미흡한 측면이 있다. WAR은 동일 포지션 선수들의 평균치와 대비해 해당 선수가 승리에 기여한 수치를 표현한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