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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나성범, 3년차 최고연봉 아니다?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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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팀이라는 특성 탓에 기록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정상급 외야수로 성장한 건 분명하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나성범(26)에게 2014년은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한 해였다. 타율 3할2푼9리(477타수 157안타) 30홈런 101타점으로 '타자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3할-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했다. 최다안타 5위, 홈런 7위, 타점 공동 5위 등 타격 상위권을 휩쓸며, 구단 최초로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연봉 수직 상승은 예고돼 있었다. NC는 나성범의 연봉을 75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193.3%나 올려줬다. 나성범이 보여준 성적과 창단부터 함께 해 기대에 부응하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한 것에 대한 상징성이 포함된 결과였다.

나성범의 연봉 계약을 두고, 언론에서 '3년차 최고 연봉'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내년이면 나성범은 4년차가 된다. 역대 4년차 최고 연봉은 2009년 류현진(전 한화 이글스)이 기록한 2억4000만원이다. 2000만원 차이로 기록 달성에 실패한 것이다. 대신 2008년 오승환(전 삼성 라이온즈)의 2억2000만원과 나란히 4년차 연봉 역대 2위가 됐다.

사실 나성범에겐 억울할 만한 1년이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서 2차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NC에 입단한 나성범은 입단 첫 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뛰었다. 창단팀이었기에 곧바로 1군에 진입하지 않고, 2군에서 1년이란 시간을 보낸 것이다.

이는 나성범 외에도 2012년부터 NC에서 뛴 선수들 모두에게 적용된다. 사실 2군에서 보낸 1년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 연한에 포함이 되지 않는 등 불이익도 있다. 다른 팀보다 빨리 주전 기회를 잡고, 1군에 안착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다.

나성범은 2군에서 뛴 2012년 다른 신인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최저 연봉(2400만원)을 받았다. NC가 퓨처스리그 활약과 기대치를 반영해 2013년 연봉을 산정해 2년차엔 4000만원을 받았고, 3년차인 지난해 7500만원을 받았다.

연봉과 관련된 각종 기록은 LA 다저스의 류현진을 따라올 선수가 없다. 류현진은 2006년 데뷔와 함께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석권했다.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 204탈삼진으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류현진의 연봉은 2000만원(당시 최저연봉)에서 1억원으로 상승했다. 그가 세운 역대 최고 인상률 400%는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이후 류현진은 매년 프로야구 연차별 최고 연봉 기록도 세웠다. 2년차에 1억원을 받은 류현진은 3년차이던 2008년 1억8000만원, 4년차에는 2억4000만원, 5년차 2억7000만원, 6년차 4억원, 7년차 4억3000만원을 각각 받았다. 2012년 세운 7년차 기록을 마지막으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2~7년차 역대 최고 연봉 기록은 여전히 그의 것이다.

물론 나성범이 류현진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고, 그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대학 시절까지 투수였던 나성범은 야수 전향 3년만에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성장했고,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새로운 스타 탄생에 목말랐던 한국 프로야구에 한줄기 빛과도 같은 선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