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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인터뷰]청룡의 여신 천우희 "선배 동료들의 응원, 아직도 감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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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새해가 밝았지만 행복했던 기억은 그대로다. 천우희 본인조차 예상치 못한 결과. 천우희는 구랍 17일 진행된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며칠동안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장악했다. 말 그대로 '청룡의 여신'의 탄생이었다. 2014년을 인생 최고의 해로 마무리한 천우희를 만나봤다.

"전도연 선배님, 손예진 선배님, 김희애 선배님에 (심)은경이까지 정말 쟁쟁한 후보들이었잖아요. 저는 영화 자체가 작기도 하고요. 당연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죠. 후보만으로도 정말 좋아했어요." 이날 천우희에게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전달해준 한효주와 전날에도 만났었다. "16일에 영화 '뷰티인사이드' 촬영을 하면서 만났어요. 헤어지면서 한효주 씨가 '내일 보자. 내일 네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주더라고요.(웃음)" 그런데 그 말이 현실이 됐다. "무대에서 한효주 씨가 봉투를 여는데 '아' 하더라고요. 놀라는 표정을 보고 '혹시' 했어요. 그런데 정말 제 이름이 불렸죠."

그 이후부터는 천우희의 감동 눈물이 온 시상식장을 덮었다. "저는 사실 제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지도 몰랐어요. 꾹 참고 잘 얘기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무대 뒤에서 거울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눈물이 폭포수처럼 흐르고 있더라고요.(웃음) 메이크업이 다 엉망으로 보여서 어쩌지 했는데 다들 보기 좋았다고 해주셔서 감사했죠." 주위에 동료들도 많은 축하를 전했다. 특히 김희애는 천우희의 이름이 불리자 마치 자신이 수상한 듯 기뻐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상식 때는 너무 정신이 없었고요. 나중에 끝나고 전화를 드렸는데 선배님도 '네가 받아서 기쁘다'고 해주셔서 또 감동했어요."

MC 김혜수의 칭찬도 잊지 못한다. "'써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을 때도 '너무 잘 봤다'면서 칭찬을 해주셔서 감사했었는데 이번에도 시상식 전에 대기실에 가서 인사를 드렸거든요. 그런데 '네 연기 너무 좋아. '한공주'도 잘 봤고 '카트'도 잘봤어. 앞으로도 열심히 해'라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가족들이 감동한 것은 물론이다. "부모님은 시상식에 못오시고 친오빠가 왔었거든요. 그런데 당시는 오빠도 얼떨떨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나중에 새언니와 통화를 했는데 '너희 오빠 정말 주책이다. 네가 수상소감 한 것 계속 돌려보면서 울고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아버지도 펑펑 우셨는데 어머니는 '좋은데 왜 울어'라고 하시더라고요."

시상식 때 천우희는 또 조여정과 같은 드레스를 입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상식 전 리셉션장에서 (조)여정 언니가 코트를 걸치고 오시더니 '우리 드레스가 같아. 지금 인터넷에서 난리야'라고 하시더라고요. 둘이 보면서 같이 엄청 웃었어요. 끝나고 다음날 언니가 '너랑 겹쳐서 다행'이라고 말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한공주'에서 천우희의 연기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정도다. "촬영할 때 연기가 불편하지는 않았어요. 가장 걱정이 됐던 것은 제가 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죠. 우리는 이런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지만 다르게 전달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최대한 마음을 담아서 조심스레 연기 했던 것 같아요. 연기가 힘들고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것이니까 꺼려지고 그러지는 않았어요."

소감에서도 말했지만 배우 생활을 하면서 위기도 있었다. "데뷔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당연히 그동안 위기도 있었죠. 오디션에 가면 최종까지 가서 계속 떨어지던 때가 있었어요. 원래 제 스스로를 믿고 가는 편인데 그 때는 '내가 잘못된 걸까'라는 걱정이 생기더라고요. 그것에 흔들리고 불안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내가 다시 일어서야지'하고 생각할 때쯤 '한공주'를 만났어요." 그리고 '한공주'는 천우희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됐다.

2015년 한 해 천우희는 쉴 틈이 없을 예정이다. 이미 류승룡 이성민 이준과 함께 '손님'(가제)의 촬영을 마쳤고 현재 '추격자' 나홍진 감독과 곽도원 황정민이 함께 하는 '곡성'(가제) 그리고 한효주 이범수 이동욱 김상호 박신혜 유연석 고아성 등과 20인1역을 하는 '뷰티인사이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한공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만큼 다양성 영화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처음 시작을 다양성 영화로 하지는 않았지만 다양성 영화도 작품이 좋으면 계속 출연하고 싶어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