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즈가 오승환이 떠날까 전전긍긍이다. 지난해 말 2년간 계약을 해 내년까지는 한신의 선수인 것이 분명하지만 그 이후가 벌써부터 걱정인 것.
한신은 20일 일본 언론에 오승환의 내년시즌 계약 소식을 밝혔다.
오승환은 "올해 한신 타이거즈라는 멋진 팀에서 뛸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우승하지 못한 것은 억울했습니다 내년엔 한신의 우승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이미 지난해 입단 계약을 할 때 2년간 8억5000만엔(추정)에 계약을 했기에 이번 오승환의 계약 소식은 의아할 정도다.
이는 내년시즌 이후의 거취 문제 때문이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일본 내에선 오승환의 거취가 한신 최대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사실 오승환은 지난해에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생각했었다. 지난해 한신과 계약을 할 때도 "도전의 끝은 거기가 아니다"라며 일본에서 성공한 뒤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그리고 1년이 지난뒤 귀국 인터뷰에서도 "많은 분들의 포커스가 메이저리그에 맞춰져있다. 더 큰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년엔 더 좋은 소식을 들려 드리겠다"라고 말해 메이저리그에 대한 강한 도전 의사를 보였다.
올해 39세이브로 일본 데뷔 첫해에 한국인 최다 세이브 기록과 함께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에 오른 오승환은 클라이막스 시리즈에서도 6경기 모두 등판해 MVP가 될 정도로 뒷 마무리가 확실했다. 많은 이들이 한신의 일본시리즈 진출을 오승환의 공으로 돌리고 있다. 그런 그가 미국으로 떠난다는 것은 한신으로선 있을 수 없는 일.
한신의 나카무라 단장은 "자신은 그렇게 믿지 않는다"라며 오승환의 잔류에 노력할 뜻을 비쳤다. 아직 1년 뒤의 일인데 한신이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것은 그만큼 오승환의 존재 가치가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일이다.
팀의 우승을 위해선 오승환이 더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하는데 너무 잘하면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이 두렵다. 한신으로선 오승환이 세이브를 올릴 때마다 기쁨과 걱정을 함께 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