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해진 팬심에 걱정이 한가득이다.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롯데 자이언츠가 빠른 결단을 내렸다. 김용수 코치 영입을 하루 만에 전격 철회했다.
롯데는 17일 김 코치 영입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하루 전 김 코치와의 계약을 알렸다. 김 코치는 지난 2012년까지 중앙대 감독으로 일하다 그만둔 후 야인으로 지내왔고, 이종운 감독의 요청에 따라 롯데가 영입에 나섰다. 김 코치는 선수 시절 LG의 전설로 불리웠다. 85년 LG의 전신인 MBC 청룡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00년까지 줄곧 한 팀에서만 공을 던졌다. 선발, 마무리 등 보직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투수였다. 프로 16년 동안 126승 89패 227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했다. 현재 LG의 유일한 영구결번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후 현역에서 은퇴했고, LG에서만 쭉 코치 생활을 하다 중앙대 감독으로 부임해 일했던 것이 현장 생활의 마지막이었다.
이런 투수 전문가가 롯데 퓨처스팀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롯데의 투수 유망주들을 잘 조련해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 꿈은 단 하루 만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김 코치가 중앙대 감독 시절 받은 징계가 문제였다. 김 코치는 2012년 말 심판들에 식사비 명목으로 돈을 건넨 혐의로 인해 대한야구협회(KBA)로부터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 징계로 인해 중앙대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야구계에는 어느정도 알려졌었던 일. 3년 징계이기 때문에 내년 말까지 아마추어 지도자로 복귀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사실이 코치 선임이 발표 된 하루 뒤 세상에 다시 알려졌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관리하는 프로 무대에서는 이 징계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양 단체는 징계에 관한 상호 규약이 없다. 따라서 김 코치가 롯데 코치로 일한다 해도 위법은 아니다. 그러나 롯데는 단호한 자세를 보였다.
롯데 이창원 사장은 이에 대한 보고를 받고 곧바로 계약을 철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안그래도 CCTV 사건으로 인해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가운데,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어렵게 사태를 수습하고 새출발하는 마당에, 또다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싶지는 않다. 롯데는 "검증 체계가 잘못된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자세히 검증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