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2부리그 투비즈에서 활약 중인 황진성(30)이 일본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축구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1일 "황진성이 최근 J2(2부리그) 교토 상가와 이적을 논의했으며, 계약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교토는 황진성과의 세부조항이 타결되면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는대로 입단을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당초 황진성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K-리그 클래식 복귀를 준비했다. 투비즈 입단 당시 '이적을 원할 시 조건 없이 떠날 수 있다'는 조항이 삽입되어 있었기 때문에 새 둥지 찾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까지 진행됐던 국내팀과의 협상이 여의치 않자 일본 쪽으로 기수를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까지 포항에서 활약했던 황진성은 재계약이 결렬되면서 팀을 떠났다. 이후 부상 재활에 힘쓰면서 새 둥지를 물색했다. 그러다 지난 8월 국내 한 스포츠마케팅 기업이 인수한 투비즈에 리그 최고 대우를 받으면서 1년 계약을 맺었다. 황진성은 투비즈 입단 뒤 12경기 중 11경기에 선발로 나서 3골을 넣으면서 부활을 알렸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황진성은 포항이 키운 K-리그 스타 중 한 명이다. 포철공고를 졸업한 2003년 포항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K-리그 통산 279경기 47골-58도움을 올렸다. 2007년과 2013년 리그 우승 및 2008년, 2012~2013년 FA컵 우승, 2009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및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3위에 일조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2012년 8월 15일 잠비아와의 친선경기서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뛰어난 패스 및 경기 운영 능력과 2선 침투, 골 결정력까지 갖춰 팬들로부터 '황카카(황진성의 성과 브라질 스타 카카의 이름을 합친 합성어)'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6년부터 J-리그에 참가한 교토는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산소탱크' 박지성이 활약했던 팀으로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2002년에는 박지성이 PSV에인트호벤 입단을 앞두고 치러진 일왕배 결승을 자원해 우승을 이끌어낸 사연도 유명하다. 하지만 2010년 J-리그 전체 18팀 중 17위로 J2 강등을 맛본 뒤 현재까지 승격의 염원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42경기서 승점 60으로 전체 22팀 중 9위에 그쳐 1부 승격에 실패했다. 가와카쓰 료이치 감독이 이끌고 있으며 청소년대표팀 출신 골키퍼 오승훈(26), 일본 태생의 재일한국인 수비수 황태성(25)이 활약 중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 출전한 일본 대표팀 최종명단에 포함됐던 공격수 오구로 마사시(34)가 간판선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