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년이 지났다. 배우 여진구와 박지수가 '평생 단 한번 밖에 받지 못하는 상'이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가진 청룡영화상 신인남녀상을 수상한 지 말이다. 신인상을 수상한 후 이들의 1년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신인 배우의 1년은 자신의 성장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시간임이 틀림없다. 물론 여진구와 박지수도 1년 동안 쉴 틈없이 자신에게 채찍질을 해왔다. 그리고 함께 수상을 축하했던 그날 이후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에 맞춰 다시 만나 서로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묻는 자리를 마련했다.
▶박지수(이하 박): (여)진구 씨는 1년 만에 완전히 어른이 된 것 같아요.
▶여진구(이하 여): 안그래도 요즘 영화 때문에 머리를 짧게 깎았더니 다들 '군대 가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사실 요즘 '서부 전선'이라는 영화를 촬영중인데요. 북한 군인으로 등장해서 머리를 짧게 깎았거든요. 저 아직 군대가려면 멀었어요.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에요.(웃음)
▶박: 그런데 목소리는 어른처럼 중저음으로 바뀌었네요.
▶여: 변성기를 보내서 그런지 목소리가 많이 저음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가족들이 목소리가 다 저음이에요. 그래서 더 그런 것 같아요. 누나는 어떻게 지내셨어요.
▶박: 전 tvN에서 '잉여공주'라는 드라마를 했어요. 정말 재미있게 촬영을 했는데 빨리 끝나게 돼 아쉽죠. 사실 성인이 된 후에 겁이 오히려 많아졌었거든요. 그래서 촬영장을 갈 때마다 무장을 하고 전쟁터에 가는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잉여공주'를 하면서 연기가 굉장히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촬영장에 가게 됐고 그러면서 몸이 좀 풀렸었어요.
지금은 학교에서 연극을 준비하고 있어요. 누벨바그 시대에 프랑스 영화 감독들을 소재로한 연극인데 재미있는 것 같아요. 영상연기만 하다 연극은 처음이라서 그 묘미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여:저도 연극을 해보고 싶어요. 워낙 제가 뮤지컬이나 연극을 좋아해서 나중에라도 꼭 해보려고요. 저는 '감자별 2013QR3'라는 시트콤을 마치고 '내 심장을 쏴라'라는 영화 촬영을 마쳤고요. 지금은 '서부전선'을 촬영중입니다.
이 쯤에서 기자가 끼어들어 지난 해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신인남녀상을 받았던 당시에 대해 물었다.
▶박: 전년도 수상자 (김)고은이에게 받았거든요. 고은이가 먼저 살짝 열어보면서 제가 수상하는 걸 알았나봐요. 무대에서 피식 웃더라고요. 사실 고은이가 학교 후배라서 잘 알거든요.(웃음) 수상 후에는 가장 먼저 유지태 감독님에게 축하 문자가 왔던 것 같아요. 끝나고도 '마이 라띠마' 팀과 뒷풀이를 했죠. 다들 너무 많이 축하해줬어요. 상을 받고 나서는 저를 멀리서 지켜보셨던 분들이 많이 연락이 오셨어요. 뜻밖의 분들이 연락이 오셔서 TV를 보면서 울었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저도 너무 감동이었죠.
▶여: 작년 시상식때 저는 '감자별2013QR3'을 촬영중이었거든요. 촬영 중에 급하게 시상식을 갔고 시상식이 끝난 후에 곧장 촬영장으로 돌아갔죠. 너무 정신이 없어서 얼떨떨 했던 것 같아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로 수상을 했는데 스태프 형 누나들과 장준환 감독님이 굉장히 축하를 해주셨어요. 저보다 더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시더라고요. 그분들 덕분에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거죠. 황정민 선배님이 '밥상'소감을 하셨었는데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스태프 형 누나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시는데 영광은 배우들에게 돌아와서 죄송스럽기도 하고 너무 감사드리죠.
▶박: 저도 원래 배우를 하기전부터 영상을 만드는 전공을 가졌던 사람이라 스태프들의 마음을 알죠. 배우는 스태프들이 만들어주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라고 물으면 '스태프들이 좋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려요. 그나저나 갑자기 궁금한데 진구 씨는 학교생활하고 함께 하려면 많이 힘들겠어요.
▶여: 촬영이 없을 때는 당연히 학교에 열심히 가죠. 문과를 선택했어요. 이과는 수리역역 때문에 엄두를 못내겠더라고요.(웃음) 요즘은 이상하게 학교만 가면 청소 당번이 돼요. 이상해서 선생님에게 물어봤거든요. "일부러 이렇게 하시는 거죠"라고. 그런데 아니라더라고요. 우리 학교는 특이하게 수업 끝나면 가위바위보로 청소당번을 결정하는데 희한하게 제가 갈 때만 저희 분단이 진다네요.(웃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