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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기 어려운 이유, 체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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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가을철 불어난 체중으로 한숨짓는 사람이 많다. 말도 살찌고 사람도 살찌는 가을철 부쩍 증가한 체중 때문이다. 왕성한 식욕의 결과로 허리둘레가 늘어나고 몸은 둔해진 느낌이다. 게다가 날씨가 추워지면서 활동량이 줄어들어 체중 감소는 더욱 어렵다. 비만은 그 자체로 질환이다. 외관뿐 아니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고혈압·심장병·당뇨병 등 심각한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시도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적다. 다이어트 방법과 기간 등에 따라 성공여부가 달라진다. 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여러 가지이다. 이때 고려해야 할 것이 자신의 체질도 포함된다. 체질 차이도 다이어트 성공여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방 잘 빠지는 체질 따로 있어

다이어트에 따른 체지방 감소 효과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즉, 지방이 잘 빠지는 체질과 그렇지 못한 체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전적 차이에 따른 것이다.

황인철 교수가 비만 여성 101명을 대상을 조사한 결과 ※T대립유전자(아래 설명 참조)의 보유 여부가 체지방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는 101명을 대상으로 12주간 비만치료제를 투여해 체중조절을 시도했다. 이후 실험군(T대립유전자 보유) 65명과 대조군 36명(T대립유전자 비보유)을 대상으로 12주 후의 변화를 비교했다.

결과, 평균 체중감소량은 실험군이 6.2kg으로 대조군 5.8kg에 비해 더 많았다. 하지만 평균 지방감소량은 실험군이 4.6kg으로 대조군 4.8kg에 비해 적었다. 즉, 살은 더 빠졌어도 지방은 그대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평균 체지방률 감소량은 실험군은 2.9%감소했고, 대조군은 3.5%나 감소했다. 따라서 T대립유전자를 가진 비만여성은 지방량의 감소가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는 "T대립유전자가 지방분해 요인에 대한 반응을 저해해 결국 지방이 적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운동과 같이 체중조절 방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덩치 크다고 모두 비만 아냐

체중조절은 체지방 감소에 중점을 둬야 한다. 체중이 감소했더라도 체내 수분이 빠졌거나, 근골격이 손실됐다면 의미가 없다. 이는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시 체중이 돌아오는 '요요현상'이 발생하거나, 노안·골다공증·근골격계 이상 등 부작용으로 쉽게 이어진다. 중요한 건 체지방을 제거하는 것이다.

특히 중년의 경우 뱃살이 나오면서 축적된 내장지방은 건강에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일반적인 체지방보다 내장지방은 신체에 더 해롭고, 병을 많이 일으킨다. 같은 비만이라도 배가 많이 튀어나온 복부비만이 건강에 해로운 이유이다. 체중조절을 고려하고 있다면 내장지방 제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배둘레를 재어 남자의 경우 약 100㎝, 여자의 경우 약 85㎝를 넘으면 복부비만으로 정의한다. 설령 체중이 정상 범위라도 복부둘레가 복부비만의 기준을 넘었다면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 못지않게 위험하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황인철 교수는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덩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체지방이 많은 경우"라고 말했다.

▶ 체중관리, 평소 꾸준히 관리해야

체중조절은 단기간에 반짝 빼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최근 현대인을 노리는 다양한 다이어트 식품, 치료기기가 해당될 수 있다.

건강하고 효과적인 체중조절을 위해서는 영양 균형이 잡힌 저열량 식사와 함께 운동 같은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다. 또한 식단조절, 운동 같은 노력은 체중 조절 기간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가져야 하는 생활습관임을 명심해야 한다.

짧은 기간 체중 감소를 위한 무리한 다이어트는 역효과를 낼뿐 아니라 금세 체중이 돌아온다. 가장 좋은 목표는 체중의 10%이내를 6개월이나 1년 동안 서서히 줄여 나가는 것이다. 한 달에 최대 2~4㎏ 정도를 감량하는 것이 좋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