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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캡틴' 구자철, 슈틸리케호서 명예회복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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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줌마'가 돌아왔다.

슈틸리케호 2기 주장은 구자철(25·마인츠)로 낙점됐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12일(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에서 가진 훈련을 앞두고 구자철을 새 주장으로 선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월 A매치 2연전에서 기성용(25·스완지시티)에게 주장 완장을 채운 바 있다.

구자철에겐 '캡틴'의 본능이 꿈틀거린다. 연령별 대표팀 주장 완장을 모두 찬 드문 선수다. 2009년 이집트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을 시작으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주장으로 활약했다. 항상 얼굴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선후배를 가리지 않는 '넉살'과 경기 중 거친 태클도 마다않는 '투지'가 공존한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어머니처럼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세세히 챙기고 쉴새없이 떠든다'며 '구줌마(구자철과 아줌마를 합친 말)'로 불린다.

웃음 뒤엔 눈물도 있었다.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이 생생하다. 홍명보호의 캡틴이었으나, 빛을 발하지 못했다. 부진의 멍에를 뒤집어 썼다. 무릎까지 부상해 시즌 초반 부진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잇달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1월 A매치 합류가 확정된 지난 3일 베르더 브레멘전에선 시즌 첫 도움까지 올리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에 주장으로 참가한 구자철에 대한 구단의 평가, 주장으로서의 역할 등을 고려했다"며 구자철의 주장 재선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구자철에게 이번 중동 원정은 명예회복의 장이다. 브라질월드컵의 아픔을 털어내야 한다. 섀도 스트라이커 뿐만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과 폭넓은 활동량, 뛰어난 패스 감각 모두 최고조다. 다만 슈틸리케 감독이 본격적인 지휘에 나선 뒤 처음으로 합류한 대표팀에서 어느 정도 녹아드느냐가 활약의 관건이다.

구자철은 13일 암만 인근 자르카의 프린스 모하메드 국제 경기장에서 진행된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브라질월드컵 때에는 내가 (주장 역할을) 잘 못했다"면서 "다시 주장을 맡게 된 만큼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호주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가 선수들에게 커다란 동기가 되고 있다"면서 "반드시 타이틀을 가져오고 싶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