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말리는 강등 전쟁속에 에이스들의 피 튀기는 득점왕 맞대결이 성사됐다.
15일 오후 2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리그 8위 부산과 7위 전남이 격돌한다. 13일 현재 K-리그 클래식 득점 1위는 13골을 터뜨린 이동국(전북)이다. 같은 골수지만 경기수가 많은 산토스(수원)가 2위다. 임상협(부산)이 11골로 단독 3위에 올라 있다. 김승대(포항) 이종호(전남) 한교원(전북) 파그너(부산) 스테보(전남) 드로겟(제주)이 각 10골로 4위 그룹을 형성했다. 이동국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은 경기는 3경기, 2~3골차는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안갯속 골 레이스에서 부산-전남의 '추격자'들이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부산 투톱' 임상협 파그너와 '전남 투톱' 스테보 이종호의 2대2 배틀이다. 임상협 파그너의 막판 활약에 힘입어 최하위에서 리그 8위까지 치고 올라온 부산으로서는 전남전 승리가 절실하다. 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부산(승점 39)과 강등권 11위 성남(승점33)의 승점차는 6점이다. 잔류의 9부능선을 넘었지만, 전남전은 잔류를 확정할 절호의 찬스다. 직전 경남전(1대0 승)에서 침묵한 임상협과 파그너의 파이팅이 필요하다.
리그 조기잔류를 확정지은 7위 전남 역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주중 하석주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8경기 무승(4무4패)을 기록중이다. 하 감독은 "마지막 3경기에서 프로다운 최선을 기대한다"고 했다. 전남은 올시즌 부산과의 3경기에선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지난 4월13일 홈에서 2대1, 8월24일 원정에서 1대0, 9월21일 홈에서 2대1로 전승했다. 6강 전쟁에서 안타깝게 밀려난 전남에게 이종호와 스테보의 득점왕 타이틀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다. 가장 확실한 '동기부여다.' 이종호와 스테보는 매경기 전 함께 몸을 풀며 서로를 독려하고 있다. 하 감독 역시 "페널티킥 찬스가 오면, 개인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욕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성남전에서 10호골을 터뜨리며 '아홉수'에서 벗어난 '광양루니' 이종호는 득점왕 전망을 묻는 질문에 "분위기나 컨디션을 볼 때 상협이형이 유리하지 않겠냐"며 슬쩍 한발을 뺐다.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스테보와 함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도전할 것"이라는 각오와 함께 "수비 형들에게 상협이형과 파그너를 잘 막아달라고 특별히 부탁해야겠다"며 웃었다.
지난달 12일 제주전(2대1승) 이후 4경기에서 5골 2도움을 몰아치며 '득점왕 추격'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꽃미남' 임상협은 발톱을 감췄다. "올시즌 전남을 상대로 3패 중이라… . 개인적인 득점보다는 팀 플레이로 반드시 승리하는데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경남전에서 짜릿한 결승포로 무패행진을 이끈 '전담키커' 주세종이 "상협이형의 득점왕을 돕겠다"며 1등 도우미를 자청했다.
리그 막바지, 강등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그룹 B, 7-8위 맞대결은 자칫 바람빠진 승부일 수 있었다. 그러나 '임상협-파그너' 대 '이종호-스테보', 양팀 골잡이들의 팽팽한 자존심 대결은 '핫'하다. 부산-전남전의 뜨거운 관전포인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