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K-리그 클래식은 전북 천하였다.
전북은 8일 제주를 3대0으로 완파하고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축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클래식은 3라운드가 더 남았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FA컵 결승전도 가디라고 있다. 2부인 챌린지도 마침표가 남았다.
끝이 화려해야 새로운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그라운드의 전쟁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클래식의 눈은?
'윗물'인 그룹A에선 3위 전쟁이 관전포인트다. 3위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의 마지노선이다. 한국 축구는 3.5장의 ACL 티켓을 쥐고 있다. 정규리그에 2.5장, FA컵에 1장이 돌아간다. 전북이 이미 1장을 챙겼다. 2.5장이 남았다. FA컵 우승 변수가 있지만 클래식 2위가 1장, 3위는 0.5장을 가져간다. 0.5장은 플레이오프 거쳐야 ACL 조별리그에 오를 수 있다. 현재 2위는 수원(승점 61), 3위는 포항(승점 57)이다. 수원은 1승만 챙기면 된다. 4위 서울(승점 53)과 5위 제주(승점 51)도 3위를 노리고 있다. 물고 물릴 경우 뒤집어질 수도 있다.
'아랫물'인 그룹B의 화두는 역시 강등 전쟁이다. 꼴찌인 12위는 자동 강등되고, 11위는 챌린지 2~4위팀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잔류 싸움을 벌인다. 최하위는 상주로 승점 30점이다. 11위 성남(승점 33)과의 승점 차는 3점이다. 10위 경남(승점 35)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8위 부산(승점 39)과 9위 인천(승점 38)은 생존이 유력하다. 상주는 인천(원정)→전남(원정)→경남(홈), 성남은 경남(홈)→인천(원정)→부산(홈), 경남은 성남(원정)→부산(홈)→상주(원정)와의 경기가 남았다. 서바이벌 전쟁은 최후까지 계속된다.
▶개인 타이틀 경쟁은?
개인 타이틀 경쟁도 남았다. 득점 순위 1위는 여전히 이동국(전북·13골)이다.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지만 경쟁자들이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위 산토스가 13골을 기록 중이다. 이동국(0.43골)보다 경기당 득점(0.41골)이 낮다. 하지만 1골만 더 보태면 역전이 된다. 11골을 터트린 임상협(부산)과 10골을 작렬시킨 김승대(포항) 이종호 스테보(이상 전남)한교원(전북) 파그너(부산) 드로겟(제주) 등도 기회는 있다.
도움 부문의 경우 없는 선수를 넘어야 한다. 1위는 이명주(알 아인)다. 6월 알 아인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포항에서 11경기동안 도움 9개를 기록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명주를 능가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으면 올시즌 도움왕은 없어진다. 가능성은 낮다. 전북의 레오나르도가 9개, 이승기가 8개를 기록 중이다. 레오나르도의 경기당 도움은 0.28개, 이명주는 0.82개다. 7개인 김승대 현영민(전남) 염기훈(수원)도 역전은 가능하다.
▶FA컵 결승전은?
올해 한국 축구의 대미는 공교롭게 FA컵 결승전이 장식한다. 전북의 우승 세리머니는 15일 전북-포항전 직후 열린다. FA컵 결승전은 23일 벌어진다. FC서울과 성남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단판승부다. FA컵 우승팀에는 1장의 ACL 출전권이 주어진다.
서울은 16년, 성남은 3년 만의 FA컵 정상에 도전한다. 두 팀 모두 올시즌 운명을 걸고 있다. 서울이 FA컵 우승과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할 경우 0.5장의 ACL 티켓은 4위에 돌아간다.
▶챌린지의 눈은?
챌린지는 대전이 제패했다. 내년 시즌 클래식 승격도 확정됐다. 갈 길은 있다. 단 한 라운드만 남았다. 5경기는 16일 오후 2시 일제히 킥오프된다. 안산이 2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3, 4위를 가려야 한다. 0.5장의 클래식 승격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마지막 혈투가 열린다. 3위 강원이 승점 51점, 4, 5위 광주(골득실 +5)와 안양(골득실 -3)이 50점, 6위 수원FC가 48점이다.
왜 4위가 중요할까. 클래식 11위팀과 대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챌린지 플레이오프가 벌어진다. 3, 4위가 3위 홈에서 단판 승부를 펼치고, 승자가 2위와 다시 한 번 경기를 한다. 승자가 바로 클래식 11위와 홈앤드어웨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종착역이 목전인 올시즌 프로축구, 최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