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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유가증권시장 상장, 삼성 지주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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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의 상장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와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가 재차 주목받고 있다.

3일 재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오는 12월 18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1분기로 잡혀 있던 상장 일정이 앞당겨졌다.

제일모직은 지난달 31일 공모가를 4만5000∼5만3000원으로 정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기존 주주가 보유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 매각하는 구주 매출에는 주요 주주인 삼성카드, 삼성SDI, KCC가 참여한다. 삼성SDS는 오는 14일 상장 예정이다.

제일모직과 삼성SDS는 오너일가의 지분이 많아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주는 기업들이다.

지난 6월 제일모직(전 삼성에버랜드)이 상장 계획을 발표했을 때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얘기가 나왔지만 이내 회의론이 대두됐다. 계열사 간 지분정리에 수십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고 순환출자 구조가 너무 복잡해 지주회사로 갈 가능성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 것.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2%), 금융회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 5% 이상을 취득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법, 상호출자제한 기업에서 계열사 간 지분 교환 제약 등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조기 상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 지분 취득절차 진행 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장은 아니라도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다. 제일모직 상장 이후 본격적인 움직임이 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제일모직은 이재용 부회장이 25.10%,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각 8.37%, 이건희 회장이 3.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45.6%나 된다.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 또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제일모직 상장 후 삼성전자의 인적 분할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를 투자부문(홀딩스)과 사업자회사로 나누는 작업이 뒤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나누고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투자부문(가칭 삼성전자홀딩스)을 합병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합병회사의 지분은 7∼8%대까지 올라간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이 0.6%밖에 되지 않지만, 제일모직 지분(25.10%, 공모 이후에는 23%대 예상)으로 삼성전자홀딩스 지분을 확보할 경우 지주사 전환 이후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훨씬 높아진다.

증권가는 이 같은 분할과 합병 시점을 내년 1~2월로 예상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