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 유로(약 1067억원)의 사나이' 하메스 로드리게스(23)가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앞날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메스는 29일 스페인 라디오방송 카데나세르에 출연한 자리에서 "앙헬 디 마리아(27)는 물론 대단한 선수다. 하지만 나 역시 그에 뒤지지 않는다"라며 패기있게 답변했다.
최근 'BBC 트리오'를 훌륭하게 뒷받침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끄는 선수다운 자존심이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리그를 합쳐 9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세르히오 라모스(28) 등 기존의 선수들에 새로이 합류한 하메스와 토니 크로스(24)의 호흡이 비로소 제 궤도에 오른 덕분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6일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 바르셀로나와의 시즌 첫 엘 클라시코에서도 시종일관 우세를 점한 끝에 3-1로 완승을 거뒀다.
최근 현지 언론은 하메스의 파트너로 기존의 가레스 베일(26)보다 이스코(22)가 더욱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엘 클라시코에서도 두 선수는 감각적인 패스를 주고 받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하메스는 이미 슈퍼스타의 반열에 올라선 베일에 대해 "감독이 원한다면,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이스코와 잘 맞는다. 모두를 놀라게 할만한 선수"라고 답하는 등 만만찮은 자신감도 표했다.
또 하메스는 "디 마리아와 비교되는 것을 피하지 않겠다. (그와의 비교에)압박감은 느끼지 않는다"라며 "나도 지난 시즌 디 마리아 못지 않게 우리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당당하게 답했다.
지난 여름 레알 마드리드는 팀의 주축선수로 활약해온 디 마리아와 사비 알론소(31)를 각각 바이에른 뮌헨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보내고, 대신 하메스와 크로스를 보강했다. 시즌 초 알론소의 빈 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운 크로스와 달리, '월드컵 득점왕' 하메스에게는 '반짝 스타'라는 의심이 따라붙었다. 지난 시즌 호날두에게 폭발적인 어시스트를 배달하던 디 마리아의 자리를 하메스가 감당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많았다. 디 마리아보다 1000만 파운드(약 169억원) 이상 비싼 하메스의 몸값도 논란이 됐다.
하지만 프리메라리가를 9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더이상 하메스에게 의문을 표하는 사람은 없다. 하메스는 압도적인 활동량으로 중원을 지배하는 한편 성공률이 87%에 달하는 매서운 패싱력으로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하고 있다. 궂은 일도 마다않는 하메스에 대한 안첼로티 감독의 신뢰도 두텁다. 하메스는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2경기에 출전, 경기당 평균 80.8분을 소화하며 3골5도움을 기록중이다.
하메스는 이날 "축구선수로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역시 발롱도르 위너"라며 원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레알 마드리드의 '믿을맨'으로 거듭난 하메스에게 마냥 꿈만 같은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