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시니어 무대에서 꼭 성공해야죠."
이준형(18·수리고)의 눈은 내년을 보고 있었다. 2015년, 이준형은 19세가 된다. 시니어 무대에서 진검승부를 해야할 때다. 내년을 위해 올해는 숨을 한 번 고르기로 했다. 18세 때 시니어무대 진출도 가능하지만 주니어에서 한 번 더 경험을 쌓기로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신감 배양의 무대가 됐다.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한시즌 동안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각 선수들이 기록한 순위를 포인트로 환산해 출전자를 가린다. 상위 6명이 벌이는 '왕중왕전' 무대다. 이준형은 8월 프랑스에서 열린 시리즈 1차 대회에서 203.8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0월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7차대회에서는 203.92점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전체 포인트에서 407.73점으로 4위에 올라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향하게 됐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12월 열린다. 한국 남자 선수 최초의 그랑프리 파이널행에 성공한 이준형을 코카콜라 체육대상 8월 MVP로 선정했다.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 수상자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이 주어진다.
이준형은 "마지막 주니어 무대에서 이렇게 큰 상을 받아서 너무나 기쁘다"면서 "그랑프리 파이널과 시니어 무대에서도 열심히 해서 또 받고 싶다"고 기대했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의 목표도 밝혔다. "등수보다는 점수가 중요하다"고 말한 그는 "올 시즌 최고 점수가 203.92점이다. 스페인에서는 그 점수를 뛰어넘고 쉽다. 210점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그랑프리 파이널이 끝난 뒤 이준형의 목표는 세계피겨선수권대회다. 아직 시니어로 나갈지, 주니어로 나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내년 초 열리는 피겨종합선수권대회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우승을 차지해야만 한다. 라이벌 김진서(18·갑천고)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김진서는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서만 뛰었다. 이준형은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준비하겠다. 꼭 승리해서 시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고 싶다"고 했다. 태릉=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