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천 현대제철의 여자축구 WK-리그 첫 통합우승 현장에서 전가을은 눈물을 쏟았다. 부상으로 인해 챔피언결정전에 나서지 못했다. 벤치에서 선후배들을 지켜보며 맘졸였다. 우승은 했지만 직접 뛰지 못한 미안함과 아쉬움이 컸다.
20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펼쳐진 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은 달랐다. 전가을은 또한번 '가을의 전설'을 썼다. 라이벌 고양대교를 1-2차전 합산스코어 1대0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2차전에서 에이스로서 맹활약했다. 전가을은 활짝 웃는 얼굴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나섰다. "솔직히 올해 초반에도 몸이 올라오지 않아 맘고생을 많이 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다녀오면서 오히려 몸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우리팀 8명의 선수가 대표팀에 나갔다 오면서 시너지가 생겼다"고 우승비결을 짚었다. 대표팀과 소속팀, 개인과 팀의 윈-윈이었다.
"작년까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떨리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는데, 올해는 1차전부터 진다는 생각을 아예 안했다"고 했다. "0-0 상황에서도 당연히 이길 거야 라고 믿었다. 지난해 통합챔피언을 하면서 챔피언의 힘이 생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평일 4시에 하는 챔피언결정전이 아쉽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많이 아쉽다. 월요일 오후 4시는 팬들도 관중들도 오기 힘든 시간이다. 더 많은 팬들과 함께 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답했다.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반짝'인기"라는 말에는 서운함이 묻어났다. 그러나 씩씩했다. "우리가 성적을 내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팬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노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을 앞두고 목표를 묻는 질문에 거침없이 "당연히 챔피언!"이라고 답했다. "챔피언이라고 하면 불가능하다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불가능한 것은 없다. 꼭 여자축구를 우리 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려 놓을 것"이라고 패기있게 약속했다. "우리가 여자축구 전성기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또렷하게 밝혔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