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준PO]'빅마우스' 이호준, LG 최경철에 대한 깨알 디스전

by

NC는 신생팀이다. 창단 2년 만에 3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탄탄한 선발진과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등 베테랑, 그리고 잠재력 높은 신예들의 조화가 뛰어난 팀이다. 하지만 큰 경기를 앞두고 지적된 최대 아킬레스건이 있다.

바로 경험 부족이다. 팀 자체의 포스트 시즌 진출이 처음이다. 한 순간의 실수와 슈퍼 플레이로 시리즈 판도가 달라지는 단기전.

1차전에서 NC는 LG에게 완패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국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부분이 뼈아팠다.

2차전 경기 전 NC의 훈련. 분위기는 애매했다. 여유는 없었다. 어떻게 보면 차분했고, 어떻게 보면 가라앉은 분위기.

하지만 NC에는 강력한 완충장치가 있다. 리그에서 대표적인 '빅 마우스' 이호준의 존재다. 1996년 해태에서 데뷔한 이래 18시즌 째 치르고 있는 팀 최고참. 포스트 시즌 경험도 풍부하다.

게다가 팀 분위기를 띄우는데는 일가견이 있다. 그만큼 입담이 대단하다.

이날도 변함없이 웃음폭탄을 던졌다. 그는 "어제(1차전) 정규시즌처럼 느껴졌다"며 "LG 홈 경기인줄 알았다. LG 팬의 응원이 대단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LG 최경철에 대해 얘기했다. 1회 예상치 못한 3점포를 날리며 LG의 승리를 이끌었던 포수.

이호준은 최경철과 인연이 있다. 이호준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SK 유니폼을 입었다. 최경철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SK에서 뛰었다. 당시 최경철은 주로 2군에서 뛰며, 간혹 1군에 백업포수로 나섰다. 이호준은 SK의 간판 타자 중 하나였다.

이호준은 최경철에 대해 "순진하지만 머리 잘 쓰는 최경철이 포수석에 있었다. 그런데 완전 능구렁이였다. 나는 말 걸지 않으려고 하는데, 최경철이 먼저 '왜 이렇게 진지해요'라며 먼저 말을 걸더라"고 농담을 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호준과 깨알같은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 사실 경험만 놓고 따지면 최경철은 이호준과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런 부분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호준은 "35세에 전성기를 맞은 우리 (최)경철이 정말 많이 컸더라"고 연거푸 농담을 던졌다. 1980년생인 최경철은 LG로 트레이드된 뒤 올 시즌 LG의 주전포수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1차전에서 예상치 못한 홈런을 치며 무명의 설움을 떨쳤다. 표면적으로 이호준이 최경철에게 '디스전'을 하는 장면. 워낙 친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농담이었다.

이호준은 "역시 열심히 하는 선수는 결국은 잘해게 돼 있다"며 최경철의 노력에 대한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했다. 그는 "SK 시절 안치용과 함께 살던 최경철은 훈련이 끝난 뒤에도 동네 놀이터에서 항상 1시간씩 타격 연습을 한 뒤 돌아왔다. 때문에 안치용은 항상 기다렸다 1시간 늦게 최경철과 식사를 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는 정말 악바리같이 연습한다. 그런 보답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남들보다 20배 정도 연습하는데, 연습량에 비해 잘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또 다시 '공격'했다.

이호준은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승패가 결정된 상태에서 터진 홈런이다. 하지만 의미는 있었다. 침체된 NC의 타선을 일깨우는 상징적 의미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호준은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쳤는데, '아이고 의미없다'라는 기사의 댓글을 봤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래도 안 치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주위를 폭소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NC의 팀분위기에 대해서 이호준은 "어제 끝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예전에는 선배들이 뭐라고 하면 무조건 믿고 따르는 분위기가 강했는데, 요즘은 좀 다르다. 중요한 것은 후배들이 스스로 느끼고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라커룸 분위기는 지금의 나처럼 유쾌하고 괜찮다"고 했다. 확실히 NC는 이호준이라는 강력한 완충장치를 가지고 있다. 큰 경기에 꼭 필요한 베테랑의 표본이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