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러가 나오긴 했지만, 스타 기질이 있는 선수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나성범은 김경문 감독의 작품 중 하나다. 2011년 말 입단하자마자 타자 전향을 권유해 나성범을 타자 전향 3년차, 1군 데뷔 2년차 시즌만에 정상급 타자로 올라서게 만들었다. 나성범은 올해 타율 3할2푼9리 30홈런 101타점으로 타자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도 큰 결정을 내렸다.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나성범을 우익수로 전향시킨 것이다. 사실 나성범은 야수 전향 이후 부족한 타구 판단력 때문에 중견수 수비를 봐왔다. 빠른 발로 타구 판단력을 커버할 수 있는 중견수로 뛰면서 빠르게 야수에 적응한 것이다.
사실 투수 출신인 나성범의 강한 어깨를 활용하기 위해선 우익수 등 코너 외야수로 쓰는 게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시즌 전 스프링캠프 때 한 차례 우익수 전향을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코너 외야수는 중견수에 비해 속도나 회전력이 있는 타구를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결국 나성범의 타격 재능을 활용하기 위해 경험이 많은 베테랑 이종욱을 우익수로 보내고, 나성범에게 다시 중견수를 맡겼다. 하지만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중견수 이종욱-우익수 나성범으로 외야를 재편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우익수 나성범 카드는 불안했다. 19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나성범은 타구를 쫓다 2루수 박민우와 한 차례 충돌할 뻔했고, 곧이어 타구 처리를 못하며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성범은 타석에선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데뷔 타석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후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으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 건 확실했다.
20일 2차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성범이가 훈련을 많이 못하고 나간 상황이다. 바운드 타구에서 실책이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스타 기질이 있는 선수"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나성범은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왼쪽 무릎 타박상을 입어 소속팀에 복귀한 뒤, 한동안 출전하지 못했다. 대타로만 세 경기에 나선 끝에 정규시즌 최종전이 돼서야 우익수로 선발출전했다.
실전감각 저하로 인한 타격감에 대한 우려는 물론, 우익수 수비 역시 걱정이 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는 모습에서 김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NC는 성장하는 나성범을 믿고 외야 포지션 전환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나성범이 김 감독과 팀의 기대에 부응하며 준플레이오프의 '스타'가 될 수 있을까.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