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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가을남자 오범석 "군대가 인생의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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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수원은 8월 24일 성남과의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홈경기에서 1대1로 비긴 뒤 10월 11일 전남과의 31라운드 홈경기(2대1 승리)까지 10경기에서 6승4무를 기록했다. 승점 22점을 쓸어담으며 포항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선두 전북과의 승점차는 5점이다. 스플릿 5경기를 포함해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전북 추월도 꿈만은 아니다. 바로 오범석이 있기 때문이다.

오범석은 9월 26일 경찰에서 전역, 수원에 합류했다. 다음날인 27일 상주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오른쪽 풀백으로 투입되어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3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오범석 복귀 후 수원은 3승1무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원의 핵심으로 성장한 오범석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철이 든다고 했다. 어려움도 느끼고 희생도 경험하며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오범석도 마찬가지였다. 2012년 경찰 축구단에 들어갔다. 군생활은 축구 선수 생활뿐만이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큰 전환점이었다. 오범석은 "그동안 내가 몰랐던 것들을 복무하면서 알게 됐다. 프로 선수 생활이 정말 좋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절실함도 생겼다. 오범석은 "수원으로 돌아가게 되면 예전처럼 허투루 생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소중한 시간인만큼 준비도 많이 했다. 그 덕분에 수원에서의 적응도 수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양한 포지션도 경험했다. 경찰에서 뛰며 오범석은 주포지션인 오른쪽 풀백뿐만이 아니라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나섰다. 특히 2014년 시즌 중 50%이상을 중앙 수비수로 나섰다. 경기를 보는 또 다른 시각이 생겼다. 오범석은 "말년이 되어서야 오른쪽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중앙 수비수로 오래 뛰었던 경험은 정말 소중하다. 수비수로서 시야를 넓히는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군대에서 돌아오니 어느새 베테랑이 되어 있었다. 선수단에서 나이로 다섯번째다. 그만큼 해야할 몫도 늘었다. 오범석은 "고참급이 되고 나니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생활이나 훈련에서 모범을 보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내 역할도 잘해야 한다. 힘든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팀을 위해 하지 않으면 안된다. 책임감을 가지고 팀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오범석은 두 아이의 '아빠'다. 여섯살 아들 주원이와 네살 딸 주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 최근 아들 주원이가 축구에 눈을 떴다. 매번 홈경기를 보러오고 유럽 축구도 챙겨본다. "아빠는 왜 바르셀로나에서 못 뛰어?"라고 물어보기도 한단다. 그럴때마다 "아빠는 실력이 없어서 그래. 하지만 K-리그 최고 명문 수원에서 뛰잖아"라고 대답하곤 한다. 오범석은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에게, 그리고 이제 축구를 알아갈 딸을 위해서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서 팬들에게 사랑받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오범석은 2003년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프로 12년차다. 하지만 K-리그 클래식 우승이 단 한번도 없다. 2007년 포항이 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오범석은 자리에 없었다. 그해 여름 일본 J-리그 요코하마FC에서 임대로 뛰고 있었다. 2009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울산에서 2시즌을 뛰었다. 이후 수원과 안산을 거쳤다. 하지만 리그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당연히 우승에 목말라 있었다. 오범석은 이번이 기회라고 믿는다. "처음에는 다들 수원은 우승 후보가 아니라고 했다. 여기까지 왔다. 이제 7경기 남았다. 아무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우승을 위한 기회다.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찾아올 것이다. 우승을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