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재균이가 말이죠..."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유력한 4위 후보였던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믿을 수 없는 부진으로 다른 경쟁팀들에 4위 기회를 줬고, 일찌감치 4강 탈락이 확정되며 허무하게 시즌을 마칠 위기다. 롯데는 17일 홈에서 LG 트윈스와의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는데 14, 15일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조금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전망이 밝지는 않다.
4강 탈락. 아프지만 이미 지나간 일. 시즌 막판 롯데의 새로운 도전 과제가 주어졌다. 바로 3루수 황재균 골든글러브 수상자 만들기다. 팀 성적은 만족할 수 없지만, 최대한 많은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하는 것은 프로구단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현재 롯데의 상황을 보면 외야수 부문 손아섭의 수상이 매우 유력하다. 손아섭은 타율 3할6푼으로 이 부문 3위, 그리고 17홈런 78타점을 기록했다. 허약했던 롯데 타선을 혼자 이끌다시피 했다. 올해는 외야수 부문의 경우 일찌감치 판도가 갈리는 모양새다. 손아섭과 함께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 NC 다이노스 나성범이 기록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월등하다. 두산 베어스 민병헌 정도가 도전 가능 선수로 분류되지만 객관적 성적이 조금은 못미치고 팀도 4위 경쟁에서 탈락해 팀 성적 메리트도 없다.
그리고 롯데가 또 하나 욕심내는 포지션이 있다. 바로 3루. 롯데 3루수는 황재균이다. 롯데 홍보팀 직원들은 넥센과의 2연전이 펼쳐지는 동안 취재진에 적극적으로 황재균 홍보에 나섰다. 현재 거물 3루수 하면 딱 떠오르는 선수가 삼성 박석민인데, 황재균이 기록적인 면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여기에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으로 인지도도 대폭 상승했다. 박석민은 올시즌 타율 3할1푼5리 27홈런 72타점을 기록중이다. 홈런이 많지만 그에 비해 타점이 조금 아쉽다. 황재균은 타율 3할2푼2리 12홈런 76타점을 기록중이다. 롯데 홍보팀은 "홈런 빼고는 재균이의 성적이 모두 더 좋다. 그리고 재균이는 545타석 481타수인 반면, 박석민은 425타석 356타수에 그친다"라고 설명했다. 수비에서의 실책은 황재균이 16개로 12개의 박석민보다 조금 더 많다.
황재균 본인도 골든글러브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황재균은 "2009년 히어로즈 시절 18홈런을 쳤을 때 3루수 부문 후보로 올라간 적은 있다"라고 말하면서 "그런데 그 때 김상현(당시 KIA) 선배가 괴력의 홈런쇼로 MVP를 받은 시즌이다. 김상현 선배 뿐이었나. 이범호(당시 한화) 최 정(SK) 등 나는 낄 수도 없는 곳이었다"라고 말하며 "골든글러브는 야구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이고 영예다. 정말 받고 싶다. 올해는 상황을 보니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생각해 더욱 욕심이 난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