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승리투수보다 홀드가 더 좋았을텐데…."
지난 9월 28일 인천아시안게임 대만과의 결승전의 히어로는 안지만이었다. 당시 2-3으로 뒤진 7회말 무사 1,3루의 위기에서 등판해 세명의 타자를 범타처리하며 극적인 '기적의 8회'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며 국민적인 영웅이 됐다.
소속팀으로 돌아와 대구의 홈팬들에게 한번 더 그때의 감동을 선사했다. 15일 대구 LG 트윈스전서 3-2로 쫓긴 7회초 무사 2루의 위기에서 등판했다. 첫 타자 손주인에게 보내기 번트를 내줘 1사 3루. 희생플라이라도 내주면 동점이 되는 상황. 1번 정성훈을 유격수앞 땅볼로 유인해 3루주자가 홈에서 태그아웃시켰다. 하지만 포수 이지영이 1루로 뛰는 정성훈까지 잡으려다 악송구가 되는 바람에 2사 3루의 위기가 이어
졌고 폭투로 3루주자가 홈을 밟아 3-3 동점을 허용했다. 본인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 게다가 실수의 연속으로 동점을 허용해 상대의 기를 살려준 듯했다.
하지만 안지만은 문제없었다. 8회초 LG의 클린업트리오 박용택-이병규(7번)-이진영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상대의 역전 불씨를 꺼버렸고 8회말 2점을 얻어 5-3으로 앞선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2명을 깨끗하게 처리한 뒤 마무리 임창용에게 마지막 바통을 넘겼다. 2⅔이닝 무안타 무실점.
삼성의 4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의 승리투수가 된 안지만은 "깨끗하게 막고 홀드를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면서도 우승에 한몫한데엔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올해 시즌 초반엔 안좋았는데 갈수록 좋아졌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잘됐는데 아시안게임이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했다. 아시안게임과 이날 중 구위는 언제가 더 좋았냐고 묻자 "좋기는 아시안게임이 더 좋았다"라며 웃음.
폭투가 아쉬웠을 듯. "이지영이 잡아줄 것으로 믿었다"는 안지만은 "투수는 포수를 믿고 던지는 것이다. 다음엔 잘 잡아줄 것"이라며 포수 이지영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한국시리즈보다 더 힘든 것 같다. 4년 동안 했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우승의 의미를 새긴 안지만은 "한국시리즈를 잘해야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니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큰 경기에 강한 안지만이 한국시리즈에선 어떤 피칭을 선보일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