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형제입니다' ★★☆
▶감독 장진 / 주연 조진웅 김성균 / 배급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역시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신스틸러'를 넘어 '신이터(Scene Eater)'로 평가 받고 있는 조진웅과 김성균의 연기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만하다. 극중 박상연(조진웅)은 목사이고 박하연(김성균)은 무속인이다. 때문에 서로의 연기가 어우러지지 않는다면 굉장히 어색해보일 수 있는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연기력으로 이같은 장애물을 모두 뛰어넘었다. 왜 이들이 최근 영화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배우들인지를 알게해줬다.
김영애의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마지막 신에서 그의 연기는 보고만 있어도 눈물이 흐를 정도로 관객들을 감동시킬만 하다.
하지만 스토리는 진부하고 이야기 구조는 '연극'에 가까웠다. 목사와 무속인이라는 설정은 특별히 영화에서 많이 부각되지 않았다. 게다가 30년만에 만난 형제가 다시 어머니를 잃어버린다는 설정은 다소 억지스럽고, 잃어버리는 과정조차 설득력을 잃어버렸다. 때문에 영화는 각각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조연들의 힘에 의해 진행되지만 그조차도 너무 연극스러운 '오버'(?)로 뒤덮여있다. 김원해 김민교 등 '장진사단'의 오로지 웃기기 위한 연극스러운 연기는, 관객들에게 웃음보다는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장진 감독은 14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쉬운 드라마라서 관객이 편하게 봐주십사하고 찍었다. 이런 영화처럼 수더분하게 늘 옆에 있지만 귀한 것을 다뤄보고 싶었다. 이런 착한 영화를 찍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쉽고 착한 코믹영화는 맞지만 조진웅 김성균 김영애의 연기가 없었다면 그마저도 힘들었을 것처럼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