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새시즌에 대한 부담이 커 보였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배구대표팀을 이끌면서 넉 달여 자리를 비웠다. 베테랑 차혜원 수석코치가 감독의 공백을 메웠지만, 이 감독의 마음은 편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전력 보강도 크지 않다. 자유계약(FA) 정대영을 도로공사로 내주면서 보상선수로 표승주를 데려왔지만, 눈에 띄는 보강은 아니었다. 불안 요소 중 하나는 외국인선수 교체였다.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로 평가받았던 베띠가 떠난 빈 자리를 캐나다 출신 쎄라 파반으로 메웠다. 익숙한 얼굴이긴 하다. 브라질, 이탈리아에서 뛴 쎄라는 2010~2011시즌 도로공사에서 활약한 바 있다. 한국 프로배구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적응에 큰 문제는 없다는 평가다. 쎄라는 왼손잡이 라이트라 희소성이 있다. 그러나 진정한 평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이 모든 게 '디펜딩챔피언'에게는 부담이다.
이 감독은 1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지난시즌 어렵게 우승했다. 비시즌 기간에도 힘들게 훈련했다. 나와 선수들이 대표팀에 차출돼 훈련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시즌 여자부는 KGC인삼공사를 제외하고 '춘추전국시대'라는 느낌이 짙다. 김희진-박정아가 건재한 IBK기업은행은 '공공의 적'으로 분류되고 있다. 세터 이효희와 센터 정대영을 영입한 도로공사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유미 김세영 등 베테랑과 국가대표 양효진이 포진한 현대건설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FA 김수지와 국가대표 세터 이재영을 보유하게 된 흥국생명은 다크호스로 지목되고 있다. 어느 한 팀도 만만하지 않다.
이 감독도 올시즌 판도를 혼전으로 예상했다. 그는 "플레이오프(PO)에 오를 세 팀을 지목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세 팀을 뽑았다가 틀리면 거짓말쟁이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겸손하게 마라톤 전략을 내놓았다. 이 감독은 "기업은행이 전력상으로 가장 좋은 것 같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도 전력을 보강해서 좋은 상황이다. 우리는 1승씩 추가해서 PO만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다소 조심스런 반응을 보인 이 감독과 달리 팀 내 주포 한송이는 과감한 출사표를 던졌다.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남자부에서 삼성화재는 7년째 독식하고 있지만, 여자부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 어려움을 딛고 2연패를 하겠다."
쎄라는 "팀이 성공적인 지난시즌을 보냈는데 그 기세를 이어가고 싶다. 자신감이 차있다"며 "베띠가 잘해서 기대치가 큰 것을 알고 있다. 기대에 걸맞게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말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