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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감독 "피투성이된 중간투수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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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투성이가 된 선수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SK 와이번스는 올시즌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는 바람에 레이스를 어렵게 끌고 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투수진은 선발과 불펜에 걸쳐 공백이 많았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 붙박이 마무리 박희수의 부상 이탈 때문에 이만수 감독은 마운드 운용에 애를 먹었다. 4월 한 달간 1위를 달리던 기세가 금세 꺾였고, 5월 이후에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울프의 부상과 외국인 타자 스캇의 성실성이 도마에 오르는 등 선수단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결국 전반기를 34승49패, 8위로 마감하고 말았다.

그러나 SK는 후반기 들어 무서운 기세로 상대팀들을 몰아붙이며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다. 후반기 승률만 따지면 지난 14일까지 6할5푼(26승14패2무)으로 2위다. 승률 5할까지의 마이너스 폭을 15경기에서 3경기로 줄였다. 최근에는 4연승을 달리며 4위 LG를 바짝 긴장시켰다.

이 감독은 15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 칭찬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정규시즌 3경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감사의 의미였다. 이 감독은 "어려움 속에서도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전부 고생해준 선수들 덕분이다. 코치들도 너무 고생을 많이 해 감사할 따름"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감독은 특히 불펜 투수들의 공을 높이 샀다. 지난해 31번의 역전패를 당한 뒤 이 감독은 불펜 강화를 올시즌 전력의 키로 전망했다. 하지만 박희수가 지난 6월 13일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 빠진 뒤 상황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 외국인 투수 울프를 후반기 들어 마무리로 돌리는 등 고육지책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피투성이가 된 중간투수들이 너무 고생이 많았다. 선발투수는 하루 던지고 나면 5일을 쉬지만, 중간투수들은 그렇지 않았다. 매경기 대기했다. 우리가 없는 자원 속에서도 여기까지 온 것은 그들 덕분이다. 시즌이 끝나면 보상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전유수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이 감독은 "전유수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성적을 낼 수 없었을 것이다. 경험이 붙으면서 실력도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전유수는 올시즌 팀내에서 가장 많은 66경기에 등판해 6승4패, 5홀드, 평균자책점 5.18을 기록했다. SK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높아진다. 역시 불펜진 운영이 관건이다.

이 감독은 "마지막날(17일)에 선발로 나가는 채병용을 앞에서 중간으로 쓸 생각도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여건욱은 마지막에 불펜서 대기할 수 있다"면서 "전유수나 진해수 윤길현 등 불펜투수들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마지막까지 중간투수들에게 의존해야 하는 심정을 가감없이 드러낸 것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