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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감축 꼼수' 한국수자원공사, 노후 수도관 교체에 소극적인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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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혈세는 펑펑 쓰고, 서민 고통은 나몰라'하는 한국수자원공사의 '꼼수' 행정이 빈축을 사고 있다. 수공은 현재 전국 수돗물 가운데 절반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노후 수도관 문제에 있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책임 기관이다. 더욱이 공기업으로서 동반성장에 솔선수범해야 할 수공은 정부에 약속했던 동반성장 기금을 올 들어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경인아라뱃길엔 돈 '펑펑' VS 노후 수도관 교체엔 '찔끔'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국 의원(새누리당)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재 수공이 관리하는 전국 5090㎞의 수도관 중 24.9%에 달하는 1268㎞가 20년 이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30년 이상 된 노후 수도관도 7%나 된다. 노후관 파손 사고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2005년 51건에서 2006년에서 2010년까지 각각 70건, 52건, 69건, 78건, 104건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런데, 정작 수공은 노후 수도관 교체 사업엔 '소극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해 수공은 노후관 교체를 위한 총 사업비 가운데 4%가량인 700억원만 집행했다. 올해 또한 노후관 교체 등 사업에 사용하려고 했던 300억원을 쓰지 않았다. 4대강 공사엔 10조원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경인아라뱃길 사업에 2조6000억원을 넘게 쏟아 부으면서도 정작 국민을 위한 사업은 취소 또는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생긴 빚에 허덕이면서 맑은 수돗물 공급을 위한 노후 수도관 교체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수공의 꼼수 행보 때문. 4대강 사업으로 10조원이 넘는 빚을 떠안고 있는 수공은 정부의 집중 부채관리 대상이다. 임직원 성과급 등에 있어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자구 계획에 있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이를 입증해야 한다.

지난 6월 작성한 부채감축계획을 살펴보면, 수공은 부산의 복합수변도시 에코델타시티 개발과 관련된 지출을 상당부분 줄였다. 당초 올해 사업비 7519억원이던 것을 지난 2월 848억원을 줄이고, 5월에는 700억원을 더 줄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눈 가리고 아웅'식이다. 올해 지급하기로 했던 주민 보상비 집행을 미뤄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것. 실제 이를 위해 법적 절차를 거쳐 보상금 지급을 늦추겠다는 뜻의 문구까지 보고서에 담고 있다.

▶동반성장 출연금 올해 한 푼도 안 내 VS 억대 연봉자 255명에 달해

이 뿐만이 아니다. 수공은 동반성장을 위해 약속한 출연금마저 제대로 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완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출한 '공공기관 동반성장 기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공은 올해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총 26억원을 약정하고는 지난해 2억여원에 그쳐, 현재까지 출연율이 9.3%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수공이 그래도 놓치지 않고 챙긴 것이 있으니, 바로 임직원 주머니 채우기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의원(새누리당)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2년 세전 기준으로, 수공의 억대 연봉자는 255명에 달했다. 직원 1인당 연봉 평균은 7000만원(7278만원)을 훌쩍 넘었다. 또 공공기관 정보 사이트인 '알리오'에 따르면 수공의 부채가 크게 늘어나던 4대강 사업 기간인 2009∼2012년에 수공 사장의 경영평가 성과급은 9077만 원에서 1억5940만 원으로 7000만 원가량 올랐다. 이사는 5846만원에서 8983만원으로 3000만원 이상, 감사는 4841만원에서 6376만원으로 1500만원 이상 올랐다. 수공 직원 평균 성과급·성과 상여금은 2009년 1106만 원에서 2010년 1664만 원, 2011년 1693만 원, 2012년 1725만 원으로 올랐다. 이노근 의원은 "공기업이 마치 주인 없는 공(空)기업인 양 국민 세금에 기생하고 있다"면서 "특단의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