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계 더 진화된 하이브리드 차량인 플러그인(충전식) 하이브리드차량(PHEV)이 조만간 국내 출시된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친환경차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HEV는 일반 하이브리드와 마찬가지로 엔진과 전기모터를 사용하지만, 외부에 플러그를 꽂아 빠르고 손쉽게 충전할 수 있다. 엔진 차량의 장점과 전기차의 장점을 모았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모터가 있지만 엔진을 가동하면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기존 하이브리드보다 연비가 월등히 좋고, 전기차의 단점인 짧은 주행거리를 극복했다. 디젤 승용차에 비해 소음이나 진동도 훨씬 덜하고, 순발력도 뛰어나다.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은 지난해부터 PHEV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아직 개발단계다.
수입차 업체들은 올 하반기 PHEV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기 위해 한창 준비 중이다.
스포츠카 업체인 포르셰는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와 918 스파이더를 조만간 출시한다.
고급 스포츠 세단인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는 연비가 32.3㎞/ℓ,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71g 수준이다. 국내 출시 가격은 1억6000만원대.
슈퍼 스포츠카인 '918 스파이더'는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를 달아 총 887마력을 낸다. 최고 속도는 시속 345㎞로, 리튬이온 전지를 이용한 모터만으로 최고 시속 150㎞ 속도로 29㎞를 달릴 수 있다. 국내 판매 가격은 1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BMW코리아는 내년 초에 고성능 PHEV 스포츠카인 i8을 국내에 선보인다.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한 BMW i8은 3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로 최고 362마력의 힘을 낸다. 국내 판매 가격은 2억원 안팎이다.
아우디는 올해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A3 스포트백 e-트론'을 내년 중순쯤 국내에 출시한다. 한 번의 주유로 940km(유럽기준) 주행이 가능하고, 전기 모터만으로도 최대 50㎞까지 달릴 수 있다. 유럽 기준 연비는 66.6㎞/ℓ다. 폭스바겐도 연비가 뛰어난 골프 GTE와 신형 파사트 GTE를 각각 올 하반기와 내년 하반기에 들여올 예정이다. 두 모델은 현지에서 500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골프 GTE는 가솔린 1.5ℓ로 100㎞를 달릴 수 있고, 전기로만 5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한번 주유로 939㎞를 갈 수 있다. 파사트 GTE는 1.4ℓTSI (터보 슈퍼차저)가솔린 엔진과 160㎾ 모터가 탑재됐으며, 연비는 62.5㎞/ℓ에 달한다. 현대차는 내년 중에 쏘나타 PHEV를, 기아차는 2016년에 K5 PHEV모델을 내놓는다.
PHEV의 단점은 높은 가격이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모두 들어가는 만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전기 충전을 위한 인프라 부족도 해결 과제다. 환경부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뿐만 아니라 PHEV에도 국내 제작사들의 출시 시기에 맞춰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지원 대상과 금액은 차후 논의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