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선수들 중 과연 몇 기가 최고 등급인 특선급을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을까.
1994년 출범 이후 현재 20기까지 580명의 경륜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중 특선급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는 101명으로 17.4%이다. 3, 4기와 같이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듯 단 한 명도 특선급이 없는 기수도 있지만, 1~2기에선 장보규와 정덕이가 각각 유일하게 특선급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기도 한다.
기수를 살펴보면 '스타군단'이라 할 수 있는 13기에서 12명을 배출해 가장 많다. 입문 당시만 해도 조호성 홍석한 현병철 김배영 등 기존 강자들이 워낙 철옹성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13기를 대표하는 노태경 송경방 최순영 박병하 등은 기존 강자들을 상대로 자신감 있게 선행 승부를 펼치며 부족한 운영능력을 패기와 체력으로 이겨냈다.
경륜위너스 박정우 예상부장은 "경주 평균시속을 1~2초 빠르게 움직인 주인공들이다. 현재 젊은 17~20기에게 위협받고 있지만 슈퍼특선 박병하 김주상 김동관이 건재하면서 향후 1~2년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17, 18, 19기들은 공교롭게 각각 특선급 10명으로 13기에 이어 뒤를 잇고 있다. 자타 공인의 현역 최고인 박용범을 배출한 기수가 바로 18기다. 이에 못지 않게 17기에는 슈퍼특선 트로이카 인치환 전영규 유태복이 포진하고 있다. 19기에는 슈퍼특선 류재열을 중심으로 박건비 정재원이 버티고 있지만 아직은 경주운영이 부족하다. 17~19기들은 20대 젊은 선수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고기어 적응이 빠르고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현재 경륜계를 이끌고 있다.
16기는 9명의 특선급을 배출했다. 이중 경륜황제 이명현과 함께 올해 21연승의 주인공으로 상반기 MVP였던 이현구의 '쌍두마차'를 중심으로 양희천, 김원정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명현은 과거 한바퀴 승부에 그친 국내경륜을 한바퀴 반 승부로 승부거리의 변화를 준 스타이다. 이현구는 올 시즌 절대강자 절대약자 없는 특선급에서 21연승을 통해 충격을 안겨줬다.
8, 10, 11, 12기는 각각 7명의 특선급을 배출했다. 다소 뒷전으로 밀려났지만, '불사조' 슈퍼특선 김민철(8기)이 건재하다. 여기에 홍석한(8기)이 버티고 있다. 그 중 11기는 자타가 공인하는 역대 최고의 선수였던 조호성(11기, 은퇴)을 배출한 기수다. 역대 95명이란 최다기수를 배출한 두꺼운 선수 층을 자랑한다. 11기에는 슈퍼특선 황순철을 중심으로 김현경 김종력 공민우 김배영 등이 버티고 있다. 10기에 '불도저' 박일호, 12기 '핵탄두' 이홍주가 대표적이다.
특선급 6명을 배출한 20기는 지난 해 데뷔한 신인치곤 경륜에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싱싱한 다리 정종진, 이으뜸이 선배들을 상대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앞으로 2년 후면 최고강자를 배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선배들과 비교해 경주운영만 부족할 뿐이지 힘과 스피드에서 결코 뒤지지 않고 있다. 어릴 때부터 경륜을 알고 준비한 선수들이기에 전망은 밝다는 게 전문가들 예기다.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노태경 송경방 박병하 등이 포진한 13기가 모두 12명으로 특선급을 가장 많이 배출한 기수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