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여러분께 죄송하다."
KIA 타이거즈의 시즌 막판이 처참하다. 8위도 위태로운 지경. 다 잡았던 경기를 패하며 5연패에 빠졌다.
KIA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말 1사 3루에서 이진영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6대7로 패했다. 이로써 KIA는 5연패에 빠졌다. 9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는 이제 불과 1경기 차 밖에 나지 않는다. 자칫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도 있다.
이날 경기는 더더욱 아쉬운 패배였다. 엄밀히 따지면 KIA가 자초한 패배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LG에 못 미쳤다. KIA는 경기 초반 LG 선발 리오단을 난타하며 2회에만 6점을 뽑아 기선을 제압했다. 선발 토마스도 5⅔이닝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7회까지 6-2로 앞서 연패 탈출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8회말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신인 유격수 강한울의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2-6이던 8회말 1사 1루에서 LG 대타로 나온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가 친 뜬 공을 강한울이 허무하게 놓치고 말았다. 작은 실금 하나가 제방을 무너트리 듯, KIA는 이 어처구니없는 실책이 나온 이후 붕괴됐다.
2사 1루가 돼야 할 상황이 1사 1, 2루가 됐다. 이후 오지환의 좌익수 뜬공이 나와 2사 1, 2루. 강한울이 공을 놓치지 않았다면 이닝 종료다. 그러나 LG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잘 던지던 필승조 최영필의 힘은 여기서 다 떨어졌다. 2사 1, 2루에서 정성훈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1실점했다. KIA는 서둘러 마무리 심동섭을 올렸다.
하지만 심동섭은 흔들렸다. 볼넷 2개와 내야안타 2개로 6-6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9회초와 10회초 공격에서 KIA는 총 3안타 1볼넷을 얻어냈지만, 점수를 내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연장 10회말 1사 3루에서 이진영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얻어맞아 6대7로 졌다.
이날 패배한 KIA 선동열 감독은 "추가점에 실패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