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이 오랜만에 미소로 가득했다.
대한축구협회가 8일 '아시안게임 남녀 대표팀 코칭스태프 오찬 행사'를 열었다.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선물한 이광종 남자 감독과 2회 연속 동메달을 차지한 윤덕여 여자 감독 등 코칭스태프들이 모두 참석했다.
관심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감독 선임이었다. 정몽규 회장은 격려의 말을 전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광종 감독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설 대표팀의 감독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라며 "공식적인 절차와 논의를 거쳐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이 문을 열었다.
이 감독도 화답했다. 그는 "누군가는 가시밭길을 가야 한다. 축구협회에서 선택을 해주면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2000년 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 1기로 선수들을 지도해 그동안 각급 연령별 대표를 지도하면서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에 많은 자원을 길러내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을 이끌었고, 2013년 FIFA U-20 월드컵에서도 8강 성적을 낸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서 우승을 맛보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 감독은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나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동안 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를 맡아오면서 경험도 충분히 쌓았고 새로운 도전도 필요하다. 짐을 짊어지게 되면 잘해보겠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설 현재 U-21 대표팀 선수들은 이미 U-17 대표팀부터 시작해 지난해 FIFA U-20 월드컵까지 지도해와서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담되는 길은 사실이다.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것도 높은 벽이다. 현재 U-21 대표팀에는 눈에 띄는 스타플레이어가 부족한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이 감독은 "현재 U-21 대표팀은 선수층이 얇은 게 걱정스럽다. 중동을 비롯해 아시아 전반적으로 축구 수준이 올라가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K-리그에서 뛰는 U-21 선수들은 제대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경기력이 떨어져 있는 게 아쉽다"며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한국은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런 선수들이 우승까지 해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